유영진 · 사회심리학 이론을 덕질하고 있습니다.
2022/05/11
본문에서 '일터 재현' 을 설명하면서 기존 대중매체에서 등장하는 정형화된 일터의 이미지를 '잘 가꾸어진 일터' 라고 표현하였는데, 저는 이 대목이 대단히 통찰력 있다고 느꼈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이런 매체에서 다뤄지는 일터의 모습은 그 토대가 흔들리지 않는 성장의 공간으로서의 모습이었습니다. 구성원이 조직의 일원으로서 정체화(동일시)하는 것이 어렵지 않고, 지금까지 그러했듯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며, 위협이 아닌 도전이 기다리고 있고, 마침내 이상적 자기상을 실현할 가능성이 있는 공간이 바로 '잘 가꾸어진 일터' 의 재현이라 하겠습니다.

그런데 저는 일터의 재현에 관련하여 꽤 예전부터 주목하던 장면들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를 들면, "회의 끝나고 환하게 웃으며 하이파이브를 하는 회사는 세상에 없습니다". 이와 비슷한 장면들은 여럿 더 제시할 수 있을 것입니다. 계약서에 서명한 후 서로 손을 굳게 맞잡고 미소짓는 두 사람. 생일을 맞은 직원이 흩날리는 색종이 조각들과 터지는 폭죽들 사이에서 수줍게 웃는 모습. 양복 입은 남성들이 밝은 햇빛 아래를 달리다가 뛰어오르며 주먹을 치켜드는 모습 등등.

제가 굳이 표현해야 한다면 이런 재현들은 '게티이미지 일터' 라고 부를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위의 장면들을 서양인들이 묘사하고 있다면 그것은 십중팔구 게티이미지(GettyImage)에서 나온 연출이기 때문입니다. 그 외에도 TV광고에서도 자주 접할 수 있습니다. 특히 흔한 회사들이 큰 스캔들을 겪은 뒤 기존의 한자어 회사명을 영어 이니셜 회사명으로 변경할 무렵에 공격적으로 송출하곤 하는 광고 말입니다. 그러나 제 생각에 이런 재현이 가장 흔한 매체는 아마 전통적인 문법을 따르는 아침드라마나 연속극이 아닐까 합니다.

게티이미지 일터는 오히려 잘 가꾸어진 일터보다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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