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은
홈은 · 15년차 집돌이
2022/04/21
지금도 공부 좀 한다는 학생을 둔 집 엄마들은 이 말을 많이 합니다. 

'우리 애가 공부만 해서 할 줄 아는 게 없어요.' 

들을 때마다 웃어요. 앉아서 시키는 대로 공부하고 점수를 받은 것이 최고인 세상과 공부만 할 줄 안다며 부끄러움을 모르고 되려 자랑스레 이야기하는 당사자가 너무 웃겨서 그냥 웃습니다. 노동의 가치를 모르고 청년 시절의 방황을 존중하지 않는 태도를 보며 양육자로써 앞으로 가야 할 길이 지금보다 좀 더 험난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면서요. 

초중고 시기에 학생들이 꼭 해야 할 것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많은 부모들이 대답합니다. 국어, 수학, 영어,... 요즘은 리터러시나 독서도 붙고 4차 산업혁명을 들은 사람들은 과학을 외치기도 합니다. 또 누군가는 인성을 말하죠. 다 중요하긴 합니다. 하지만 학생들이 어린 시절 꼭 해야 하는 일의 최상단에는 스스로에 대해 아는 것이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그래야 무엇을 배우고 익힐지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갈피를 잡을 수 있으니까요.

학창 시절 자신에 대해 많이 고민하고 제대로 알기 위해 학교는 다양한 경험을 저렴하게 제공합니다. 학교는 많은 과목을 경험할 수 있게 해 주고 사회에 나가서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과목들은 시험을 통해 내용을 잘 습득했는지 확인하며 익힐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학습보다 시험 점수가 중요해집니다. 시험이 인생의 전부인 것처럼 바뀌어버려요. 시험을 잘 본다고 인생이 술술 풀리는 것도 아닌데 시험을 위해 총력을 기울입니다. 시험을 준비하는 나이는 점점 어려지죠. 시험에서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면 시험 과목을 제외한 다른 것에 대한 경험은 없어도 된다는 양육자들이 등장합니다. 그 수가 점점 많아져요. 

이런 상황을 해결하고자 시험은 점점 더 다양해집니다. 양육자는 시험이 너무 많다고 투덜대며 모든 시험을 준비하려 듭니다. 사교육 시장이 성장할 수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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