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어붕어 · 금붕어가 아니어도 괜찮아 :D
2022/01/23
5년 전에 저도 발목 인대 파열로 근 1년 간 휠체어와 목발로 연명하던 적이 있었어요. 그때 경험이 저에게 큰 영향을 끼쳤네요. 한국 사회에서 장애인으로 살아간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뼈저리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당장 몸이 아픈 것보다도 스스로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사실이 더 서러웠네요.

제가 다니던 중학교는 당시 10년 된 신식 건물이었고, 그래서 엘리베이터와 경사로 등 다른 학교에 비해 시설이 꽤 괜찮은 곳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 혼자서 학교 생활 자체를 할 수 없었어요. 휠체어로 생활해야 할 때는 당연히 학교에 갈 수 없었고, 목발과 보조기를 찰 수 있을 때가 돼서 겨우 등교가 가능했는데요. 다친 후 처음으로 학교에 갔을 때, 학교 바닥에 얼마나 미끄러운지 알게 되었어요. 전체적으로 학교 바닥이 나무에 기름칠이 된 상태였는데요, 목발을 짚고 손목으로 힘을 주는데 그냥 미끄러졌어요.... 목발을 짚는 것조차 힘든 바닥 상태..... 거기에 학교 규정 상 밖에서 쓰는 보조기는 쓸 수가 없다? 이유는 밖에서 쓰던 신발을 그대로 교내에서 쓰면 바닥이 더러워지기 때문이라는데, 학생주임 선생님이 학부모님 오실 때 드리는 파란 일회용 신발 커버를 주시더라구요. 근데 그게 얼마나 미끄러운지 아시나요? 미끄러운 바닥에 미끄러운 ...
얼룩패스
지금 가입하고
얼룩소의 모든 글을 만나보세요.
이미 회원이신가요? 로그인
떠드는 게 너무 좋은 사람
8
팔로워 20
팔로잉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