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무언가를 쓰는 사람들

이창
이창 · 쓰고 싶은 걸 씁니다.
2022/11/25


  내 삶이 제법 단단하다고 생각했는데 유심히 보니 물러터진 불안감으로 가득하다. 아니 그냥 대충 봐도 팔뚝 안쪽 살갗마냥 유약하다. 부모님의 주름과 흰머리가 늘어나는 것을 발견하거나 집안 가계가 휘어가는 꼴을 피부로 느끼며 소중한 사람들을 하나둘 떠나보내는 상황을 맞이하다 보면, 구성된 하나하나 걱정스러울 만큼 앙상하여 그 정도의 위태로움을 알아갈 나이부터는 도무지 두 발 뻗고 살아갈 자신이 없었다. 정확한 지점은 모르겠지만 아마 그때부터 나는 정해둔 관습처럼 책을 읽었나 보다. 별 능력이 없어서, 시간이 지나 더 이상 날 지켜줄 것들이 하나도 남지 않게 되었을 때 자신의 생각조차 제대로 말하지 못하는 병신이 되어 있을까 봐 읽고, 사색하고, 써 내려갔다.

  그렇다고 하여 마음의 병이 한순간 사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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