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만
박진만 인증된 계정 · alookso 에디터
2021/10/01
2010년대 초반을 강타했던 한병철 '피로사회'를 다시 꺼내보았습니다. "시대마다 그 시대에 고유한 주요 질병이 있다"라고 선언한 도입부가 최근 계속 머릿속을 맴돌아서 인데요. 한병철은 이 책에서 20세기의 전유물이라고 할 수 있는 '박테리아적 질병'을 면역학적 기술에 힘입어 "이미 졸업했다"고 진단했죠. 21세기적 질병이라는 것은 우울증, ADHD, 번아웃증후군처럼 무언가(면역력)가 부족해서 생기는 질병이 아니라, 무언가가 과잉돼서 생기는 질병이라는게 그의 통찰이었습니다.
2020년대 들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온 지구가 2년 가까이 고통하고 있는 이 시점에서 그의 진단이 자연스럽게 다시 생각날 수 밖에 없었어요. 20세기적 질병과 21세기적 질병의 정의가 여전히 유효할까? 코로나19야말로 면역력이 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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