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피습, 여의도 셈법은?

연합뉴스


김건희 특검, 거부권 행사는 시간문제

(김민하 정치평론가)

이재명 대표 피습 소식에 깜짝 놀랐습니다. 여의도 사람들도 그랬을 겁니다. 밥 먹고 정치만 생각하는 사람들인데 선거를 앞둔 상황이니 더욱 그랬겠지요. 상대를 악마화 하는 정치가 문제라는 얘기를 다들 하고 있습니다만, 여의도 사람들은 피해 입은 분의 건강 상태에 앞서 이 사건이 가져올 파장부터 계산했을 겁니다. 어쨌든 생명에 지장이 없고 순조롭게 회복 중이라니 너무나 다행입니다.

정치인이 당한 일이니 정치적 파장이 없을 수 없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될까요? 대통령과 여당은 야당에 대한 공격을 자제하고 있습니다만 오래가지 않을 겁니다. 이재명 대표가 회복되면 일부 언론과 여권 지지자들이 거론하는 여러 의혹을 강하게 제기하겠지요. 앞으로도 여당은 누군가의 표현대로 “3골 먹으면 4골 넣자는” 공격 일변도의 태세로 일관할 겁니다. 한동훈 비대위원장도 공격과 반격에 특화된 자신의 특기를 포기할 수 없겠지요. 극우 세계관에 경도된 일부 지지층은 온갖 흑색선전에 포섭될 거고, 선거일에 가까워지면 그런 얘기에 넘어가는 후보도 분명 나올 겁니다.

김건희 특검에 대한 거부권 행사 문제도 있습니다. 이 글을 쓰는 현재 대통령은 거부권 행사를 하지 않은 상태이지만 시간 문제입니다. 여당은 거부권 정국에 일사불란하게 임하려는 태세입니다. 대통령은 여당에 대한 ‘그립’을 놓지 않고 한동훈 비대위원장도 굳이 이 상황을 바꾸려 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면 이 느낌 이대로 갈 수밖에 없겠지요.

야당은 거부권 행사 시 신년인사회에 불참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습니다. 대여 공세를 최대한 강화해서 재의결 국면을 통해 압박을 이어나가려는 겁니다. 이러면 결국 강대강 대치와 이를 통한 지지층 결집 시도가 계속될 수밖에 없어 보입니다. 익숙한 구도가 유지되는 거죠.

다만 이재명 대표를 중심으로 한 야권의 결집 정도에는 이 사건이 다소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을 듯 합니다. 당장 이낙연 전 총리로 대표되는 신당 창당 움직임에 제동이 걸리게 됐습니다. 이 사건으로 신당 추진을 중단하는 건 어렵겠지만, 스텝이 꼬이고 동력이 상실되는 건 어쩔 수 없을 겁니다. 원칙과 상식 4인방이 예고한 ‘최후통첩’ 일정을 늦출 수밖에 없게 됐지요.

그런데 연말의 ‘명낙회동’에서 확인했듯 애초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 중심의 구심력을 키우려는 의도가 확고했습니다. 그러니 어떻게 보면 이것도 예정대로 가는 겁니다.

종합해볼 때 이재명 대표 피습 사건으로 상황이 크게 달라질 것 같지는 않습니다. 양당에 대한 국민의 평가가 썩 긍정적이지 않은 가운데 서로에 대한 비토를 근거로 각자의 구심력을 강화하는 국면입니다. 이런저런 여의도 셈법을 다 떠나서, 여의도부터 언론까지 다들 가짜 뉴스와 음모론에서 벗어나자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 상황을 그나마 다행으로 여겨야 할까요? 가슴 속 어디선가 ‘이거 또 말로 끝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지 않으십니까? 언제까지 이래야 할까요? 왠지 답답해집니다.


질문을 해석하고 해설하고 도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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