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학년 때 선생님

진영
진영 · 해발 700미터에 삽니다
2022/05/13
스승의날이 다가온다.
내게 스승...이라 하면 두 분이 떠오른다.
초등학교 3학년과  4학년 때 선생님.
스승 하면 역시 초등학교 선생님이지.
그런 선생님이 두 분이나 되는 건 참으로  행운인 것 같다.
3학년때 선생님은 수필가셨고
4학년 때 선생님은 시인이셨다.
3학년 때 선생님은 정말 아름다운 외모의 소유자셨다.  큰 키에 호리호리한 몸매. 하얀 피부...  지금도 그 고운 모습이 눈에 선하다.
선생님은 화를 내시거나 소리를 지르시는 일이 결코 없으셨다.
그 대신 약속이 있었다. 칠판 밑에 작은 종을 달아놓으시고 그 종을 치면 조용히 하는걸로
약속을 했다.
우리는 정신없이 떠들고 장난을 치고 난리를 피우다가 어디선가 아련히 들려오는 희미한 종소리가 귓전을 스치면 마치 최면에 걸리듯 이게뭐지 하면서 차츰 장난을 멈추고 입을 다물고 슬그머니 제자리에 앉고 마침내 교실은 조용히 안정을 찾아갔다.  참 신기했다.
마치 마법 같았다. 그 약속의 힘은...
그리고 숙제검사를 하지 않으셨다.
숙제 안 한 사람은 정직하게 스스로 손을 들어야했고  청소를 했다.
정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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