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공계 직업은 ‘지적 운동선수’ 인가? (feat. "인문사회계-붐"은 오는가?)

박준석
박준석 인증된 계정 · 데이터 사이언티스트입니다.
2023/02/06
최근 제가 아는 교수 한 분께서 인문사회계 전공이 장기적으로 이득인 이유라는 제목의 포스팅을 하셨습니다. 저도 인문사회계 출신이라 반갑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읽다 보니 다음과 같은 솔깃한 문장이 있었습니다.
 
"20대 후반과 30대 초반에는 공학계가 잘 나가지만 30대 후반 이후에는 인문계와 공학계의 처지가 역전된다."
 
위 진술은 해당 교수님이 2006년에 수행하신, 당시 유행하던 이공계열 위기론에 대한 한 연구의 결론이라고 합니다. 자세한 것은 포스팅과 그 토대가 된 논문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이 글을 보고, 저는 예전부터 갖고 있던 생각 하나를 떠올렸습니다. 그것은 바로 이공계 – 물론 ‘이공계’라는 말로 싸잡아 지칭된 수많은 전공들에 대한 일반화에는 많은 함정들이 따르겠지만 – 에서 일하는 것이 어쩌면 운동선수와 비슷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입니다. 어떤 점에서 비슷한고 하니, 운동선수들은 종목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젊은 시절, 이를테면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에 프로 무대에 데뷔합니다. 그리고 성적에 따라 낮은, 또는 높은 연봉을 받죠. 이렇게 선수 생활을 하면서 종목에 따라 편차가 있지만 대략 20대 후반이나 30대 초반쯤 전성기에 도달합니다. 그러다가 30 중반을 바라보면서 성적이 떨어지고 어느 시점에 은퇴를 하게 되죠. 이런 원치 않는 이른 은퇴는 물론 아시겠지만 운동선수라는 직업이 신체적 능력이 매우 중요한 직업이기 때문입니다. 노화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면 후배들한테 밀려날 수밖에 없죠.
 
그런데 이공계 사람들도 이와 비슷한 인생 경로를 따르지 않나 하는 생각입니다. 운동선수보다는 약간 늦을 수 있지만, 20대 중후반에 취업하여 젊은 신체와 짱짱한 체력을 바탕으로 빠르게 몸값을 높여갑니다. 한 5년 경력을 쌓으면 꽤 쓸만한 개인 기여자 (individual contributor, IC) 가 되죠. 아직 다른 직원들을 관리하는 직책은 아니지만 혼자서는 프로젝트를 짊어지고 완수할 수 있는 실력에 도달한다는 의미입니다. 이게 대략 30대 초중...
박준석
박준석 님이 만드는
차별화된 콘텐츠, 지금 바로 만나보세요.
이미 회원이신가요? 로그인
심리학을 전공했지만 졸업 후에는 미국에서 데이터과학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데이터를 가지고 가치 있는 활동을 하는 데 관심이 많습니다. [가짜뉴스의 심리학], [3일 만에 끝내는 코딩 통계], [데이터과학자의 일] 등을 썼습니다.
24
팔로워 2.5K
팔로잉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