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네 데카르트 _ 근대 철학의 아버지, 게으른 천재 그리고 사유하는 ‘나’ _ 성찰 6

최하림
최하림 · 철학 이야기
2023/01/18
 
출처: wikipedia

  데카르트는 이제 ‘제일철학에 관한 성찰’의 마지막 과제, 물질적 사물의 실재에 대해 알아보는 것만을 남겨 두고 있다. 지금껏 생각하는 나의 존재와 신의 존재, 그리고 확실한 지식의 존재를 밝혀냈지만, 우리가 감각적으로 인식할 수 있는 외부 세계의 존재와 정신과 물질 간의 관계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기에 이것에 대해 알아내는 것으로 ‘성찰’을 마무리 지으려 한다.

 

제6성찰: 물질적 사물의 현존, 그리고 정신과 신체의 실재적 구별에 관하여

 

 물질적 사물의 현존을 증명하기에 앞서, 사실 데카르트는 이미 물질의 존재 가능성을 알고 있다. 물질적인 것들은 순수수학의 대상으로서는 현존할 수 있다. 이러한 대상들은 ‘나’에게 명석판명하게 인식되고 신으로부터 나온 것이 확실하므로 명백히 현존한다고 판단할 수 있다. 하지만 이것들은 앞서 언급했듯이 어디까지나 ‘순수수학의 대상’으로써 현존한다는 것이다. 이에 데카르트는 외부 세계의 존재를 증명하기 위해 두 가지 논증을 전개한다.

 그 첫 번째가 ‘상상능력을 통한 논증’이다. 이 논증은 문자 그대로 우리의 상상 능력의 존재를 통해 물질이 현존한다는 것을 밝혀내는 것이다. 당장 들었을 때는 쉽게 이해가 가지 않는 이 논증을 위해 데카르트는 인간의 상상 작용을 분석해 본다. 우리가 삼각형을 떠올린다고 생각해보자. 우리는 그것이 세 개의 변을 가진 도형임을 ‘이해’한다. 또한 동시에 세 개의 변으로 이루어진 삼각형의 모습을 ‘상상’할 수 있다. 그러나 이 도형이 천각형이 되었을 때 우리는 그 도형이 천개의 변을 가진 도형이라는 것을 ‘이해’할 수는 있지만 그 모습을 ‘상상’할 수는 없다. 여기서 이해 작용과 상상 작용의 차이가 드러난다. 어떤 것을 상상할 때는 일종의 ‘영혼의 긴장’이 필요하지만, 이해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이 상상이라는 것은 이해와 달리 우리 인간의 본질과 동떨어져 있어 이것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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