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네 데카르트 _ 근대 철학의 아버지, 게으른 천재 그리고 사유하는 ‘나’ _ 성찰 6
2023/01/18
데카르트는 이제 ‘제일철학에 관한 성찰’의 마지막 과제, 물질적 사물의 실재에 대해 알아보는 것만을 남겨 두고 있다. 지금껏 생각하는 나의 존재와 신의 존재, 그리고 확실한 지식의 존재를 밝혀냈지만, 우리가 감각적으로 인식할 수 있는 외부 세계의 존재와 정신과 물질 간의 관계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기에 이것에 대해 알아내는 것으로 ‘성찰’을 마무리 지으려 한다.
제6성찰: 물질적 사물의 현존, 그리고 정신과 신체의 실재적 구별에 관하여
물질적 사물의 현존을 증명하기에 앞서, 사실 데카르트는 이미 물질의 존재 가능성을 알고 있다. 물질적인 것들은 순수수학의 대상으로서는 현존할 수 있다. 이러한 대상들은 ‘나’에게 명석판명하게 인식되고 신으로부터 나온 것이 확실하므로 명백히 현존한다고 판단할 수 있다. 하지만 이것들은 앞서 언급했듯이 어디까지나 ‘순수수학의 대상’으로써 현존한다는 것이다. 이에 데카르트는 외부 세계의 존재를 증명하기 위해 두 가지 논증을 전개한다.
그 첫 번째가 ‘상상능력을 통한 논증’이다. 이 논증은 문자 그대로 우리의 상상 능력의 존재를 통해 물질이 현존한다는 것을 밝혀내는 것이다. 당장 들었을 때는 쉽게 이해가 가지 않는 이 논증을 위해 데카르트는 인간의 상상 작용을 분석해 본다. 우리가 삼각형을 떠올린다고 생각해보자. 우리는 그것이 세 개의 변을 가진 도형임을 ‘이해’한다. 또한 동시에 세 개의 변으로 이루어진 삼각형의 모습을 ‘상상’할 수 있다. 그러나 이 도형이 천각형이 되었을 때 우리는 그 도형이 천개의 변을 가진 도형이라는 것을 ‘이해’할 수는 있지만 그 모습을 ‘상상’할 수는 없다. 여기서 이해 작용과 상상 작용의 차이가 드러난다. 어떤 것을 상상할 때는 일종의 ‘영혼의 긴장’이 필요하지만, 이해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이 상상이라는 것은 이해와 달리 우리 인간의 본질과 동떨어져 있어 이것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