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 득세하는 유럽… 한국은 어떻게 될까?

alookso콘텐츠
2023/12/04
유럽에서 급속한 극우화가 진행되고 있다. 특히 반이민, 반이슬람을 내세운 극우 정당의 약진이 거세지는 흐름이다. 지난달 22일 네덜란드 총선에서는 극우 성향의 자유당이 제1정당으로 자리매김했고, 이튿날 아일랜드에서는 이민자 반대 폭동이 발생했다. 바다 건너 아르헨티나에서 하비에르 밀레이가 대통령에 당선된 것도 화제다.

한국은 어떨까? 삼성글로벌리서치에 따르면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운데 튀르키예에 이어 두 번째로 사회 갈등이 심각하다. 세대, 연령, 계급, 계층, 지역, 성별 등 다양한 영역에서 혐오가 만연하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한국의 극우화 위험은 없을까? 이에 대한 답을 듣고자 배병인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장을 찾았다. 유럽 극우정당 약진 현상, 그리고 한국의 혐오와 극우화에 대해 물어봤다.

by 우현범 alookso 에디터 
네덜란드 총선에서 승리한 자유당 총리 헤이르트 빌더르스. 출처: 연합뉴스


결국엔 다 먹고사는 문제

배 교수는 “과거에도 극우 세력은 존재했다”며 “어떻게 극우 세력이 대중의 지지를 받게 됐는지”에 집중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이어 “반이슬람, 반이민 정서는 외생적 요인이지 극우의 진짜 내생적 원인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 “극우는 새로운 현상 아냐” 배병인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장
20세기 초반 파시스트 정당을 제외하고도 제2차 세계대전부터 1980년대까지 유럽에서는 적어도 세 차례에 걸쳐 극우 흐름이 관찰됐다. 그러나 이들 정당의 득표율은 평균 10% 안쪽에 그쳤고, 기존 정치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2014년 유럽의회 선거를 기점으로 극우정당이 눈에 띄게 성장하기 시작해 현재까지 약진을 거듭하고 있다. 그러나 존재하지 않았던 세력이 새로 등장한 건 아니다. 지금 중요한 것은 왜 유럽 시민이 예전에는 외면했던 극우 포퓰리즘 세력을 지지하는가 하는 대목이다.


  • “먹고사는 문제가 해소되지 않아 그런 것” 배병인 정치학 교수
극우화 흐름에는 크게 두 이유가 있다. 첫 번째 이유는 유럽 각 정부의 긴축정책에 대한 반발심이다. 그동안 유럽연합의 국가들은 정부 지출을 줄이는 방식으로 재정 문제를 해결하려 했다. 이로 인해 사회 복지가 축소되자 저소득층을 시작으로 기존 정치에 대한 반감이 확산됐다. 2014년 유럽 시위 현장의 플래카드를 보면 ‘유럽연합 반대’, ‘긴축 반대’ 등의 문구가 다수다. 경제적 어려움이 극우 정당의 약진 현상에 영향을 주었다고 추측할 수 있는 것이다.

두 번째 이유는 난민이 유럽으로 대거 유입되면서 생긴 혐오다. 2015년 100만 명이 넘는 난민이 갑작스럽게 유럽에 들어오며 일종의 충격을 야기했다. 중동 난민이 들어오게 되면서 이슬람권과 서구권의 문화 갈등이 불거지게 됐다. 이러한 갈등이 쌓이면서 이민자에 대한 반발심이 걷잡을 수 없이 타오르게 됐다.

이 중 실제로 주목해야 하는 건 첫 번째 이유다. 유럽 사회 내부에 구조적 문제가 있던 와중 대규모 난민이 유입되며 반이슬람, 반이민 같은 혐오 정서가 폭발적으로 확산한 것이다. 나는 유럽 극우화의 근본적 원인은 시민의 ‘먹고사는 문제’를 해소해주지 못했다는 데 있다고 본다.
아일랜드 극우 시위로 인해 불타는 차량. 출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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