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기억했어야 할 이름들.4. 한반도 최강의 무장, 척준경(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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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3/21
4. 한반도 최고의 무장, 척준경(1)

1) 척준경의 등장

고려 시대 아니 어쩌면 한반도 역사를 통틀어 가장 강력한 무위를 지닌 인물을 꼽자면 바로 척준경이 아닐까 생각된다. 일명 한반도 최고의 소드 마스터라 불리는 척준경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드라마 <도깨비>의 고려 무장 '김신'의 모델이라고도 알려져 있다.
사진 출처: tvN <도깨비> 공식 홈페이지

어쩌면 소설에서나 가능할 일들을 이루어낸 그의 업적은 정사인 <고려사>, <고려사절요> 등에 사실로 기록되어 있다. 소설이나 영화 속 주인공이 아니라 우리 역사에서 생생히 숨을 쉬었던 그 역시 고려 시대 '별무반'을 조직해 여진을 정벌한 윤관의 이름 아래 가려져 있다.

정확한 출생일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지방 하급관리의 아들로 태어난 척준경은 어린 시절부터 글공부보다는 친구들과 어울리며 무예를 익히는 등 이른바 '골목대장' 노릇을 했다고 한다. 그러다 가출 혹은 방황의 시기에 우연히 고려 11대 문종의 셋째 아들인 계림공(왕희)의 집까지 가서 그의 시종 노릇을 하게 되는데, 이 계림공이 훗날 왕(숙종)이 되며 척준경 또한 그를 따라 추밀원(고려시대 왕명의 출납, 궁중의 숙위 및 군기를 맡아본 국왕의 비서기구)의 관리로 들어간다.

이곳에서 9년 동안 일하던 그는 고려 동북쪽을 담당하던 병마사 임간 밑의 말단 관리로 임명되는데, 이때가 한창 여진족들이 국경을 넘어 고려의 땅을 침범하던 시기였다. 마침내 1104년 여진족이 정주성을 공격해 오자 이를 얕보았던 임간은 군사를 이끌고 맞서 싸웠으나 대패하고 쫓기게 되었다. 절체절명의 순간 척준경은 임간에게 말과 무기를 달라고 요구하는데, 이걸 보아 그는 무관도 아니었고, 말과 무기조차 지급받지 못하는 정말 말단에 불과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어쨌든 상황이 급했던지라 임간은 이 말단관리의 건방진 요구를 들어주는데, 이때부터 척준경의 신화가 시작된다.

척준경은 후퇴하는 고려군 사이에서 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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