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유명 킬러? 회사원 아들 인생도 바뀌었다

김성호
김성호 인증된 계정 · 좋은 사람 되기
2024/04/30
스타일이 모든 것이다. 그렇게 주장하는 영화가 있다. 시대의 흐름을 돌파하여 저의 색채를 강하게 새겨내는 영화, 그런 영화들이 세상엔 몇 편쯤 있었다. 액션 또한 마찬가지, 세련된 편집과 촬영, 연기가 조화되어 관객을 흥분케 하는 액션이란 장르에서도 저만의 스타일을 자랑하는 영화가 적지 않았다.
 
배우에게 전적으로 의존하던 시대를 지나 촬영과 편집, 사후 기술로 보완하는 시대에 접어들며 액션의 스타일은 정말이지 다양해졌다. 그 가운데서 시대에 제 존재감을 새긴 강렬한 스타일의 영화도 몇 편쯤 생겨났다. 이를테면 느리게 나아가는 총알과 화려한 몸집으로 그를 피하는 <매트릭스>는 이후 십 수 년이 지나도록 회자되었던 것이다.
 
이전엔 없었던 스타일, 기술, 착상으로 저만의 존재감을 드러낸 작품이 오로지 <매트릭스> 뿐인 것은 아니다. 오늘 '씨네만세'에서 소개할 이 영화 또한 특유의 몇몇 액션이 무척 오랫동안 회자되고 변주되며 저의 생명력을 이어왔다. 소련 출신 영화인 티무르 베크맘베토프의 인생작 <원티드> 이야기다.
 
▲ 원티드 포스터 ⓒ 유니버설 픽쳐스
 
총알이 휘어 날아가던 그 장면

영화를 보지 않았더라도 이 장면만큼은 본 사람이 많을 것이다. 바로 총알이 휘어 날아가는 <원티드>의 명장면이다. 천년 역사의 비밀조직에 가입한 웨슬리(제임스 매커보이 분)가 표적과 저 사이에 선 폭스(안젤리나 졸리 분)를 비켜 타깃을 맞추는 장면이 바로 그것이다. 혹여 표적이 아닌 폭스를 맞출까 모두 숨죽인 그 순간, 웨슬리가 강하게 팔을 흔들며 쏜 총알이 절묘하게 휘어가 폭스의 머릿결만 스치고 표적을 꿰뚫는다.

총알이 휘어 날아갈 수 있다는 것, 세계영화 사상 이전에도 이후에도 없었던 연출이다. 이후 김한민의 <최종병기 활>에서도 오마주 된 '휘어쏘기'는 액션영화 사상 한 번도 보인 적 없는 장면을 그려내 세계 관객을 놀라게 한 명장면으로 남았다. 총알을 휘게 하고 총알과 총알이 공중에서 맞부딪게 하며, 세차게 돌아가는 방직기 사이로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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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평론가, 서평가, 작가, 전직 기자, 3급 항해사. 저널리즘 에세이 <자주 부끄럽고 가끔 행복했습니다> 저자. 진지한 글 써봐야 알아보는 이 없으니 영화와 책 얘기나 실컷 해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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