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환
김태환 · 하고 싶은 거 하고 싶습니다
2021/12/01

저는 약 1년 간 가족을 간병한 적이 있습니다. 간병 자체도 힘들지만, 그 대상이 '가족'이라면 간병인은 이중/삼중고를 경험합니다. 가족 간병은 사회에 꼭 필요한 일인데도, 말씀하신 대로 "숨은 노동"으로서 그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가족으로서 돌봄 의무만 강조되고, 노동자로서 누려야 할 권리는 보장되고 있지 않습니다. 가족 간병인이 노동하기 위한 최소한의 여건이 마련되어야 합니다. 가족 간병노동자의 노동환경을 개선하는 것은 "간병노동의 가치를 사회적으로 인정"하는 적극적인 방법입니다. 데이터를 근거로 가족 간병인의 경제권, 건강권, 교육권이 보장되고 있지 않는 노동 환경을 제시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 방안을 제안해보겠습니다.


0. 가족 간병 실태


잘 아시다시피, 우리나라는 가족 등의 보호자가 환자를 간병하는 문화가 있습니다. 공적 간병서비스가 수요에 비해 턱없이 모자라기 때문입니다. 의료기관에 입원하더라도, 간병은 주로 가족이 맡습니다. 입원환자의 가족 간병률은 2018년 기준 61.2%에 달하고, 가족 간병 수요는 10년 동안 1.75배 늘어났습니다(이진선·김진현, 2021). 수요는 향후 지속적으로 증가될 것이라고 전망됩니다. 입원환자 실태조차 이런데 비입원환자의 간병 현실은 어떻겠습니까. 퇴원 이후 환자를 지속적/간헐적으로 돌보는 상황까지 고려한다면, 가족 간병인이 떠안는 짐은 더욱 무겁겠습니다.

공적 돌봄의 공백은 대부분 가족이 메우고 있습니다. 가족 간병은 사회에 꼭 필요한 '노동'인 거죠. 하지만, 관련 정부 부처의 대규모 실태조사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가족 간병은 관심 밖의 '일'입니다. 개인 혹은 가족이 짊어지는 간병부담을 국가와 나누어야 한다는 것에 대부분 공감하실 겁니다. 가족 간병의 근본적인 해결책은 공적 돌봄 서비스의 확대입니다. 정부와 지자체는 이를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지역 커뮤니티 기반 노인맞춤돌봄서비스 사업가사간병 방문 지원 사업 등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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