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0/26
(관심 토픽 : 가족이 부담스러웠던 적이 있나요?)

 최근 들어 나에게 가장 큰 고민은 가족과의 서먹한 관계였다. 특별히 크게 싸운 적도 없고, 내가 속을 썩이지도 않는 평범한 아들이지만 그럼에도 부모님과 나, 동생과 나 사이에는 보이지 않는 벽이 존재하는 듯 했다. 이 묘한 관계가 지속된지 수 개월째, 얼록소에서 나와 비슷한 고민을 하는 사람들의 글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필자는 성인이 된 후 불효를 저질렀음에도 자신을 묵묵히 기다려주시는 부모님께 감사함, 그리고 부끄러움을 느끼고 있다고 한다. 가장 공감이 가는 부분이었다. 조금 다른 점이 있다면, 나는 정말 큰 ‘미안함’을 느끼고 있다. 집안에서 활기찬 모습을 보여주지도 못하고, 성적이 썩 잘 나온 것도 아니었으며, 청소년 시절 나에게 투자한 그 큰 비용에 대하여 생각해보니 부모님께 죄송하지 않으면 안 되는 아들이 된 것 같았다. 이런 불편한 감정 때문이었을까? 집에 있으면 굉장히 답답해졌다. 그래서 자꾸 밖으로 향했고 자연스럽게 부모님과의 대화는 줄어들었다. 내 시기에 당연히 가질 수 있을만한 고민들조차 부모님께는 말씀드리기 쉽지 않았다. 그러다보니, 어머니께서 먼저 나에게 다가오셨다. 가습기 물, 이부정리와 같이 사소한 것들을 챙겨주시며 한 마디씩 건네실 때, 나는 그 관계의 변화가 두려웠는지 이전처럼 건성으로 대답하곤 하였다. 계속해서 무언가 어긋나고 있음을 우리 가족 모두가 느끼고 있었을 것이다. 

 최근, 배병삼 교수님의 ‘인이란 무엇인가’ 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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