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이슈에 대해서 다룰 때 특목/자사고에 대한 존재 의미와 정당성은 항상 빠지지 않는 카테고리인 것 같습니다. 이는 결국 우리나라 교육의 현황과 실태, 공교육과 사교육, 교육격차, 입시공정 등의 문제를 모두 내포하고 있기에 그런게 아닌가 싶은데요. 이 모든 문제들을 고민하고 직면하였음에도 특목고를 선택해 졸업까지 한 대한민국 이십 대로써, 이 선택이 과연 인생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현존하는 교육문제와 연계해 가볍게 회고해 보고자 합니다.
저는 과학고등학교를 졸업하였습니다.
특목고를 왜 진학했냐라고 묻는다면 그 이유는 굉장히 단순합니다. 어느정도 공부하는 것을 좋아했고, 무엇보다 공부(특히 수학, 과학)를 잘했고 또 더 잘하고 싶었기 때문이죠. 저는 학업, 그리고 교육에 있어서 본인의 의지와 노력만큼이나 중요한 게 주변 환경이라고 생각해왔습니다.
공부를 할 수 있는 환경, 내가 가진 질문들을 같이 고민하고 해결해 나갈 수 있는 환경, 내 생각들을 실현하고자 도전할 수 있는 환경. 이러한 것들이 본인의 학업적 의지와 능력의 중요성 만큼이나, 어쩌면 그보다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해왔습니다. 그러한 관점에서 볼 때, 과학고와 같은 특목고는 최적의 환경인 것입니다.
나와 관심분야가 비슷하고, 나보다 똑똑한 친구들을 만나 3년을 함께 공부하고 연구하고 배워나가는 것은 엄청난 행운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실제로 입학하고 3년 동안 일반고 였으면 배우기 어려웠을 교육과정 이외의 여러 가지 학문적인 분야를 접하고 토론하며...
전 요즘 교육부의 영재교육 방향이 참 마음에 드는데요. 특목고의 존재 이유도 (비록 곡해된 부분이 있지만) 바로 배움아니겠어요. 이렇게 좋은 글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배움’에 가치는 둔다는 내용이 참 좋습니다. 82
저 또한 특목고를 졸업하여서 작성자님의 글에 굉장히 공감하며 글을 읽었던 것 같습니다.
일반고등학교를 다니던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어봐도 다른 점은 분명히 있었습니다.
저의 모교는 외국어고등학교로 영어 이외에 제2 외국어도 배웠는데요, 일반고등학교에선 하지못할 경험을 많이 하였던 것 같습니다. 일반고등학교에선 러시아어 원어민 선생님과 대화를 일주일에 8시간 이상 하거나, 러시아 학생간의 교류를 체험해보지 못하는 것은 사실이니까요. 다양한 문화와 그들의 언어를 접해보면서 책에서만 지식을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구나 라는 생각을 학교를 다니면서 했던 것 같습니다.
제3자의 입장에선 그것이 특권이라고 느껴질 수도 있지만, 저는 우리나라의 교육제도가 이런 방향으로 흘러가야 한다고 생각하기에 작성자님의 글에 동의하는 바입니다.
저 역시도 특목고를 진학한 이유에 있어서 본인의 의지와 노력만큼이나 중요한 게 주변 환경이라는 생각을 했던 경험이 있어서 특히 공감이 됩니다. 그리고 그 생각과 현실은 정말 다르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일반고였으면 쉽지 않은 다양한 활동들과 기회들을 접하였고 교육과정 외에도 주변에 학문적으로 열정적인 친구들 또한 많이 만날 수 있었기에 인생에 있어서 큰 영향을 받은 3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의 경우에는 그런 특목고의 이상적인 교육방식에도 불구하고 결국은 일반적인 고등학교와 마찬가지로 정해진 내용을 주입적으로 받아들이고 암기해야 하는 내신과 모의고사, 수능으로 이어진다고 느껴졌던 경험이 있어 오히려 더 버겁기도 했던 것 같습니다. 이에 특목고의 교육방식 자체는 우리가 가야 할 방향이 맞지만 특목고 안에서도 개선이 필요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궁극적으로 진정한 배움을 향한 방향성과 제도에 있어서 우리나라 입시 제도의 근본적인 개선이 가장 중요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