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상담 일지 01- '나의 상담일지' 함께 읽어보실래요?
그동안 상담을 꽤나 길게, 많이 받아왔던 저는, 내담자의 관점에서 상담을 기록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글꼭지를 어떻게 잡아볼까 하다 작년에 너무도 빠져지냈던 '나의 해방일지'에서 제목의 형식을 빌려오기로 했습니다. 이름하여 '나의 상담 일지'! 내가 받고 있는 상담을 내담자의 관점에서 써봐야겠다 생각하게 된 계기부터 먼저 간단히 정리해볼까 합니다.
저는 상담을 전공했습니다. 상담을 전공하고, 수련받으며 알게 된 사실이 있습니다. 상담자들은 매번 상담하고, 상담일지를 작성한다는 사실입니다. 1년을 꾸준히 상담하고 나면 50장 이상의 상담 기록이 글로 남습니다. 어마어마한 기록의 축적입니다. 그런데 정작 내게 귀중한 상담을 내담자의 관점에서 일지를 작성해보지 않아 나의 상담이 날아가 버린 느낌이 개인적으로는 들었습니다. 그래서 내담자로서 나의 상담을 기록해보고 싶은 마음에 '나의 상담 일지'를 기억나는 데까지 기록해보고 싶었습니다. 아마 상담자의 기록과 다를 수도 있고, 각색되고 변형된 기억일 수 있지만, 어디까지나 사람은 자기 기억에 의존해 기록을 하는 것이니 굉장히 사적인 기록이라도 시작하고 싶었습니다. '나의 상담을 내가 기록해봐야겠다.'가 첫 번째 이유가 되겠네요. 상담자에게보다 결국 상담은 나에게 남아야 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두 번째 이유는 친족성폭력 생존자들과 모임을 하던 중 서로의 상담 경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다 우리가 내담자로서 권리를 갖기 위해 기록해야겠다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어? 이거 기록해보면 좋겠는데?' 하는 생각이 스쳤습니다. 갑자기 ‘이게 뭐지? 친족성폭력?’ 하시는 분들이 계실 것 같아 간단히 제 소개부터 하겠습니다. 저는 초등학교 5학년 2학기때부터 대학교 1학년 1학기 여름방학 때까지 친아빠라는 사람에게 성폭력을 경험한 친족성폭력 생존자입니다. 사실 저는 생존자라는 말도 그다지 좋아하지 않지만 생존이기는 하고, ‘피해자’로 묶이는 것은 더 원하지 않아 ‘생존자’라는 표현을 사용하도록 하겠습니다. 좀 더 자세한 제 소개는 하단에 영상을 연결해둘테니 영상으로 저의 이야기를 들어보시기 바랍니다. 참, 책도 있습니다. "눈물도 빛을 만나면 반짝인다(이매진)" 입니다. 얇은 책이고, 글도 쑥쑥 잘 읽히는데 내용은 좀 쉽지 않습니다(많은 독자들의 피드백을 그대로 옮깁니다^^;;). 어렵다는 게 아니고, 좀 아프고, 힘듭니다. 저는 지금까지도 제가 쓴 책이고, 제가 직접 경험한 일들인데도 가끔 필요해서 들춰볼 때, 여전히 눈물을 흘리곤 합니다. 책 표지는 시집처럼 이쁘게 생겼는데요. 읽다가 던지게 되곤 하니 빌려 읽으시는 것보다는 사서 읽으시길 권해드립니다^^;; 정말 읽다가 던져버렸다는 말을 많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가난한 작가이니 글을 계속해서 쓸 수 있는 힘을 보태주심 감사하겠습니다! 제 소개를 하다 여기까지 왔네요.
눈물도 빛을 만나면 반짝인다 - 어느 성폭력 생존자의 빛나는 치유 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