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과 불편 그리고 불면

서봉국
2022/03/28
한쪽 코가 막혔을 뿐이다.
숨을 쉬기가 조금 불편할 뿐이다.
그대로 잠들어도 죽지 않는다.
그러나 도저히 잠을 이룰 수 없다.

언제부터 였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만성 비염은 내 삶의 질을 끈질기게 물고 늘어져 결국 나락으로 몰고 간다.
계절이 바뀔 때면 더욱 심해져 수면이 공포가 된다.

수 천 번을 누워 잠들었던 나의 침대가 낯선 잠자리보다 생경해진다.
여명이 밝아 올 무렵 억지로 잠들어 보려 누워보지만,
관속에 들어가는 답답함이 나를 짓누른다.

졸리는 효과가 있는 코감기 약을 먹어도 이제는 잠들 수 없다.
숨이 차오르고 땀으로 상의가 젖을 때까지 달려도 피로하기만 할 뿐, 잠들 수 없다.

사실은 심리의 문제다.
만성 비염이 있으나 나의 경우는 그리 심각한 편은 아니다.
나의 나약한 정신이 약간의 불편함도 이겨내지 못하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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