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움

김민지 · 끄적끄적 생각을 기록합니다.
2022/03/13
이번 주에 있을 이사를 포함해 지난 3년간 4번의 이사를 하게 되었다.

삶의 공간이 바뀐다는 건 삶도 바꾸는 것인지 짐들이 점점 더 싫어져 비워두려는 습관이 생겼다.

이전의 나는 포장 박스도 잘 버리지 못하고 모아두는 습관이 있었지만 지금은 비우려는 습관으로 3년 만에 바뀐 것이다.

그러다보니 웬만하면 무엇을 사려고도 가지려고도 하지도 않는다.

쥐고 있던 것들을 놓는다는 건 그에 속한 시간들도 놓는 과정인 것 같다.

공간이 비워 질수록 살아왔던 시간의 부분들도 비워져간다.

덕분에 한결 가벼워져 자유롭지만 가끔은 허전하고 허무하다.

채움이 끝났기에 비움의 시간을 갖기에 언젠가 새로움으로 채우는 시간이 올 것이다. 그 새로운 채움은 꼭 간직할  것들로만 채워지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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