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불량품입니까-⑤묻지마범죄는 정신질환과 연결? 그렇기도 아니기도

김양균
2023/12/29
[프롤로그] 묻지마범죄와 정신질환을 묻다
①투명인간이 보일 때 생기는 일
②정신장애인은 고독하다
③“박수정을 찾아라”
➃사건마다 사법입원제 이야기가 나왔다

“묻지마범죄와 정신질환이 직접적으로 연결돼 있지는 않지만 정신질환자가 묻지마범죄를 일으키는 것도 사실이다. 정신질환자가 지역사회에서 고립되는 것이 주요 원인으로, 이들이 지역에서 고립돼 임의로 치료를 중단해 병을 키우는 일이 대한 대책을 준비하고 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2023년 12월 5일 정부 공식 브리핑에서 이렇게 말했다. 대통령까지 나선 ‘정신건강 혁신방안’의 발표 배경에 올해 여름 발생한 묻지마 범죄에 대한 후속조치의 성격이냐는 질문에 대한 답이었다. 

정신건강 혁신방안’은 향후 10년 동안의 정신건강 정책에 대한 일종의 가이드라인이자, 청사진의 성격을 갖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본인 임기 내에 정신건강정책의 틀을 완성하겠다 까지 호언장담했다. 

웬 호들갑?

의아해 할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적어도 정신건강 분야의 의료진과 당사자, 그리고 그들을 가족으로 둔 보호자들까지 ‘정신건강 혁신방안’이 발표된 2023년 12월 5일은 상당히 의미 있는 일대 ‘사건’으로 기억되었을 것이다. 거꾸로 말하자면 그때까지 이들이 체감할만한 정책 변화가 없었다는 이야기다.
by 대통령실
물론 정신의료기관 강제 입원 기준을 강화한 2017년 정신건강복지법이 개정됐고, 다시 이후 정신장애인에 의한 강력범죄 몇 건이 발생했고, 코로나19 첫 사망자가 나온 청도 대남병원에서 정신의료기관의 열악함이 대내외에 공개되기도 했다. 여기에 팬데믹 블루까지. 또 올해 들어 ‘나는 불량품입니까’의 동기가 된 묻지마범죄까지 여러 일들이 있긴 했다. 설상가상 정부 내에서도 2023년 자살사망자 수가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 상황이었다. 그러니 발표 자체만 놓고 볼 때 ‘시기적절’했다.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에서 정신건강정책국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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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양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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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기자
여러 의미의 건강에 대해 쓴다. 전자책 <팔레스타인의 생존자들>, <의사 vs 정부, 왜 싸울까?>, <결말을 알고 있는 이야기>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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