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나'를 잃는 시간도 필요하다

정민경
정민경 · 잡문 쓰는 사람.
2023/11/22
1. 안다. 육아를 하면서도 나를 찾으라는 말이 너무도 당연하다는 것을. 그리고 필요하다는 것을.

아기를 낳고 키우는 사람이 느끼는 신비함, 귀여움, 사랑스러움은 동시에 버거움과 지침이 뒤섞여있어 '나'를 찾는 시간이 꼭 필요하다. 

2. 그런데 종종 육아와 집안일에 힘들어 필요한 '커피 한 시간' 혹은 '산책 한 시간'의 시간을 굳이 '나를 찾는 시간'으로 말해야 할지는 잘 모르겠다. 그저 '휴식'이 필요하다는 말을 하지 못해 '나를 찾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것 같다. 그냥 쉴 시간, 휴식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하면 되지 않을까?

그 이유는 '나를 찾는 시간'이 꼭 필요하다고 하면 나 같은 사람에게는 또 다른 압박이 된다. 육아를 하고 집안일을 하면서 나까지 찾아야 하니 더 헐떡거린다.

나를 찾는 것을 강조하는 이야기를 듣다 보면, 아기가 자거나 누군가 아기를 돌봐줄 기회가 생겼을 때에도 온전히 쉬지 못하고 '나를 찾으려면 뭘 해야 할까?'같은 압박감에 시달린다.

보통 나는 그때 글쓰기를 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거나, 그것도 못하는 컨디션이면 책이라도 읽어야 하지 않을까 싶어진다. 여하튼 그 짧은 찰나의 시간을 매우 생산성 있게 보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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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업은 콘텐츠 이야기 쓰는 기자. 휴직 중 에세이를 쓰고 있다. 무언갈 읽고 있는 상태가 가장 편안하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왜 좋아하는지 잘 쓰는 사람이고 싶다. 이메일 mink@med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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