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대한민국 사람인지는 내가 결정한다? - 우리나라의 이상한 우경화

이완
이완 인증된 계정 · 각자도생에서 사회연대로
2023/09/13
자유세계 우파는 자국 역사를 자랑스러워하거나 과거의 유산을 계승하기 위해 노력한다. 특히 미국과 프랑스, 이탈리아처럼 세계적인 유산을 남긴 나라에서는 그 유산을 지키는 일이 우파의 핵심 역할로 통한다.

자국 찬양에 조심스러운 독일 우파도 큰 틀에서 다르지 않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나치에 저항한 우파는 국민 정체성이 또 다시 폭주하지 않게 절제하는 동시에 옛 유산을 계승하려 했다. 이런 맥락에서 앙겔라 메르켈 총리도 가장 존경하는 독일인으로 비스마르크 총리를 지목한 적 있다. 제2차 세계대전이라는 희대의 악행 탓에 과거 찬양이 금기시되는 독일에서도, 과거를 완전히 끊어내려 하지는 않는다.

이런 면에서 보면 우리나라 우파는 조금 특이하다. 우리나라 우파는 광복 이전의 역사와 현대 대한민국을 분리하려 한다. 마치 1950년대에 이승만 대통령 같은 영웅이 공중으로 흩어진 한반도 남쪽 사람들을 결속시켜서 대한민국을 뚝딱 만들어냈다는 듯이, 우리나라 우파는 광복 이전, 특히 조선시대와 거리를 두는 경향이 있다.

조선왕조의 법궁 입구에 있는 광화문 광장에 이순신, 세종대왕의 석상이 있는 게 그렇게 이상한 일일까? 런던 한 가운데에 넬슨 제독의 기념탑이나 크롬웰 호국경의 동상이 있는 것과 무엇이 다를까? 광화문 광장에 이순신, 세종대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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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분별한 자기계발론과 자유방임주의에 맞섭니다. 법치국가와 사회연대를 결합하려는 자유주의적 사회주의자입니다. 더칼럼니스트 창간 1주년 기념 칼럼 공모전 당선 얼룩소 에어북 공모 1회차 선정 '함께 자유로운 나라' 출간 얼룩소 에어북 공모 6회차 선정 '좌업좌득'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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