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던클래식 산책] “아버지를 죽이지도 못하고 집을 떠나지도 못하고"

이화경
이화경 · 프리랜서 작가
2024/04/22
http://www.dy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270067
난파(難破). 김우진(金祐鎭)이 쓴 표현파 희곡. 1926년에 완성된 작품이며, 그의 5편의 희곡 중 하나로, 자전적(自傳的)인 내용이다. 겉표지에 ‘3막으로 된 표현주의극’이라고 독일어로 쓴 것처럼 표현파 희곡에 속하는 작품으로, 복잡하게 얽힌 유교식 가족구조 속에서, 진보적 서구사상을 지닌 한 젊은 지성인인 시인의 정신적 몰락과정을 상징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표현파극이 대체로 그러하듯 이 작품도 줄거리가 선명하지 못하다. 어스름한 달밤의 커다란 구식집 앞마당에서 사건이 벌어지는 제1막에는 젊은 시인(주인공)·모(母)·악귀·신주·제1계모 등이 나오는데, 시인이 계모와 다투는 것이 주 내용이다. 왜 이러한 나라, 이러한 집안에 자기를 태어나게 하였느냐는 젊은 시인의 항의가 대단하다. 그렇게 되자 비비(버너드 쇼의 작품 속의 주인공과 同名)가 시인에게 가족과 이별하도록 권고하는 것이 제2막의 내용이다. 그러나 제3막에 가면 가족이 시인과 그를 사랑하는 비비를 떼어놓으려 한다.
그런데 우유부단한 시인은 가족과의 결별을 계속 권하는 비비의 충고마저 받아들이지 못하고 삶의 돌파구를 찾아 방황하다가, 끝내 파고가 높은 절망의 바다에서 난파당하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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