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타깝게도 학교폭력을 뿌리 뽑을 방법은 없다. 세상 어디에나 좋은 놈, 착한 놈, 성실한 놈, 이상한 놈, 미친 놈, 나쁜 놈 등등 다양한 사람들이 살아가기 때문이다. 우리는 저 사람은 도대체 왜 저러는 거야라는 생각이 들도록 상식밖의 행동을 하는 사람들과 함께 살아간다. 그런데, 그 상식 밖의 행동을 하는 사람에겐 자신의 행동이 크게 문제 되지 않기 때문에 행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그런 사람들을 이해하려거나 바꾸려 애쓰는 것보다는 그냥 피하는 게 상책이다. 왜 사람이 변하면 죽는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그렇지만, 적어도 이상하거나 나쁜 사람들이 자신의 생각이 옳다고 큰소리칠 수 없는 환경은 조성할 수 있지 않을까? 학교폭력이 절대 묵인되지 않아 공격적인 마음을 품더라도 행동으로 옮기는 게 꺼려지는 환경을 만들면 어떨까? 학교폭력의 피해자가 사라지진 않더라도 현저히 줄어들 수 있는 환경을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러려면 우선 학교폭력의 정의를 상당히 민감하게 바꿔야 할 것이다.
핀란드 왕따(bullying) 대처 사례
성장배경 탓인지 핀란드에서 아이를 키우면서 내가 폭력에 대한 기준이 상당히 느슨하단 걸 깨달았다. 예전에 써놓은 글에 의하면 2년 전쯤 그러니까 초등학교 3학년쯤 아들반에 왕따문제가 거론되었다. 한국의 단톡 방처럼 왓츠앱에 아들반 학부모들의 톡방이 있는데, 우린 참여하지 않아서 왕따논의를 전혀 모르고 있었다. 그러다 문제의 심각성을 강조하기 위해 교장 개입을 요구하는 학부모 청원 요청 메일을 받으면서 왕따논의에 대해 알게 되었다.
남학생들끼리 충돌이 간혹 있었는데, 왕따논의가 붉어질 시점 전으로 해서 정도가 심해져 거의 매일 남학생 중 누군가는 싸움을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게다가 그 시점에 전학 간 남학생이 하나 있는데 연이은 충돌이 전학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고 했다. 그 와중에 이 사태가 왓츠앱에서 논의되면서 애들 싸움이 어른 싸움으로 번진 것 같았다. 특히, 왕따의 중심이라 지목되던 아이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