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의 지중해 ⑥> 마리아 칼라스, ‘지중해의 여신’

정숭호
정숭호 인증된 계정 · 젊어서는 기자, 지금은 퇴직 기자
2023/10/19
 며칠 뒤인 10월 26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 전당에서 벨리니의 오페라 ‘노르마(Norma)’가 무대에 오릅니다. ‘예술의 전당 개관 30주년 기념 공연’이니 여러모로 볼 만하고 들을 만한 것이 많을 겁니다. 꼭 가서 제대로 된 자리에 앉아서 보고 싶은데, 볼 수가 없습니다. 티켓을 못 샀지요. 티켓 오픈 날짜도 몰랐고... 아쉬운 마음을 이 오페라에 주인공 노르마로 평생 88번이나 출연한 ‘위대한 디바’ 마리아 칼라스(1923~1977)의  ‘카스타 디바(Casta Diva, 정결의 여신)’를 들으며 달랩니다. 지중해 바다 깊은 곳에서 영면하고 있는 그의 삶을 생각하면서 … 
   
지중해는 호메로스의 서사시 『오디세이아』의 주인공 오디세우스가 보여주듯, 거칠고 영민하며 가끔은 세련돼 보이는 마초들의 바다였습니다. 오디세우스가 위험에 처할 때마다 구출해주고, 그가 20년 만에 아내와 아들이 있는 고향으로 돌아오게 한 절대적 ‘멘토’는 여신 아테나였는데도 지중해의 역사와 전설은 여인들에게 인색했습니다. 두툼한 지중해 역사서 『위대한 바다』(이순호 역, 책과 함께)의 저자 데이비드 아블라피아는 “모든 분야에서 젠더 논쟁이 불붙는 실정이지만, 그래도 지중해의 역사에서 여자의 역할은 미미했다. 지중해는 남자의 바다였다”라는 입장을 비칩니다. 
   
그러나, 오디세우스를 비롯한 ‘지중해 남자’들의 특색이 역경과 고난을 극복하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쟁취한 것이라면 평생 이러한 삶을 살았던 칼라스를 ‘지중해의 여자’라고 불러서 안 될 게 없다고 생각합니다. 
   
칼라스는 1923년 12월 미국 뉴욕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리스에서 이민을 온 부모가 미국 도착 직후 출산했습니다. 그리스가 원산지인 미국 사람인 거지요. 어머니는 가정을 이끌어 갈 능력을 보이지 못한 남편을 남겨놓고 열네 살 된 칼라스와 함께 그리스로 돌아왔습니다. 딸의 목소리가 남다른 걸 안 어머니는 그를 아테네 국립음악원에 집어넣습니다. 어머니 덕에 재능이 발견되고, 정식 음악공부도 할 수 있게 된 칼라스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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