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딩동댕! 나의 실패이력서] 2. 20년 동안 계속 반복됐던 악몽 (학력고사 마지막 수학 시험시간) : 끝없는 도전과 좌절의 시간들

청자몽
청자몽 · 꾸준한 사람
2024/04/03
이상하게 반복됐던 꿈, 그것도 악몽이 있었다. 장장 20년 동안 같은 꿈이었다. 군대 다녀온 남자분들에게도 그런 게 있다고 들었다. 다시 군대 가는 꿈! 세상에나!!!



나에게는 '학력고사 마지막 수학 시험시간'이었다.

뾰족뾰족 가지에 가시가 있지만 예쁜 꽃을 피울 장미를 기대한다. ⓒ청자몽

참 이상했다.
좀 바뀔 때도 된 것 같은데, 매번 같은 꿈이었다. 한 번은 너무 이상해서 (꿈속에서) 손들고 감독관님께 질문을 했다. 저 이 시험친지 오래됐는데요. 왜 또 이걸 봐요? 그랬더니, 그냥 봐. 말이 많네. 하시며 면박을 주셨다. 울고 싶지만 꾹 참고 시험지를 봤다. 또 수학 문제다. 왜 또? 하필 꼭 같은 꿈이냐고.

이상해서, 주변에 물어보니 자기네들도 그런 꿈이 있다고 했다. 뭔데요? 그랬더니 군대 다시 끌려가는 꿈이란다. 제대했는데 또 끌려가. 진짜 미치죠. 군대를 왜 또 가요. 아.. 정말 싫겠다. 군대를 다시 어떻게 가요. 그렇죠. 근데 왜 싫은 꿈을 그것도 같은 꿈을 계속 꿨을까요?



후회가 많이 남아서 그랬나 보다.

실제로 학력고사 마지막 시간에 후회를 많이 했다. 좀 더 열심히 공부할걸.. 내가 왜 하고 싶은 공부만 하고, 하기 싫은 공부는 안 했을까 하고. 후회를 했다. 그리고 뒤늦은 후회는 대학을 들어가서도, 그리고 졸업해서도 내내 이어졌다.

점수 맞춰서 학교와 학과가 정해진채로 갔다. 반수를 염두에 두고 1학년 1학기를 붕 뜬 채로 다니다가 여름방학에 재수를 포기했다. 마음을 좀 붙여보자 했지만, 자괴감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학과 공부에 흥미가 없었지만, 취직하려면 평균 학점은 나와야 한대서 억지로 공부했다.

일찌감치 취업을 생각하고 2학년 때부터 공무원시험 준비를 했다. 별로 하고 싶지 않았지만, 해야 하니까 억지로 했다. 시험에 도움이 될까 해서 컴퓨터 관련 자격증도 힘겹게 땄다. 전공과 관련 없는 자격증 공부는 정말 어려웠다. 이럴 바에야 차라리 고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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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공) 전직 개발자, 이현주입니다./ 한국에서 10년, 미국에서 7년반 프로그래머로 일했습니다./ 현재는 집안 잔업과 육아를 담당하며, 마침표 같은 쉼표 기간을 살아갑니다./ 일상과 경험을 글로 나누며 조금씩 성장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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