솥뚜껑 보고 놀라다

진영
진영 · 해발 700미터에 삽니다
2023/08/10
비가 온다. 추적추적...
빗줄기가 거세지도 않고 바람도 없다. 바람 안 부는 태풍인가 보다.
남편이 창밖을 보며 한 마디 한다.

" 뭐야. 역대급 태풍이라더니 이슬비만 오잖아"
다분히 심퉁맞은 목소리다.
이슬비는 아니지만 방송에서 호들갑을 떨며 연일 보도한 것에 비하면 태풍이란 이름이 무색한 건 사실이다.
무엇보다 어제부터 군청에서 전화를 해 비가 전혀 오지 않는 상황에서 미리 대피하라고 하고  비가 조금씩 내리기 시작하자 경찰들이 찾아와 빨리 대피하라고 조른다.
잠시 후에 군청에서 번갈아 이 산 속까지 찾아와  산 아래 마을회관이나 지인댁으로 대피를 하라고 채근을 해대는 통에 적잖이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던 모양이다.
장마 때 인근 산의 흙과 돌이 쓸려내려와 오솔길이 막히는 바람에 이 일대 8가구 14명이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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