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3/22
톱다운 방식의 외교 해법, 신기루일 뿐
지난 21일, 윤석열 대통령은 20분 넘는 국무회의를 통해 자신의 ‘결단’을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가 자신하던 도어스태핑도, ‘기탄없는’ 기자회견도 아닌, 정제된 메시지에 질의응답 없는 국무회의를 이용한 까닭은 분명합니다. 소위, ‘국익에 도움이 안 되는’ 기자들을 배제하겠다는 이야기죠.
윤석열 대통령이 누군가를 배제하면서 정치적 현안을 처리해나가는 방법은 이제 익숙합니다. 먼저 여당을 정리합니다. 소위 이준석계라 부르는 국민의힘 내부의 ‘반대 세력’을 찍어 눌러서 내쳤죠. 현안에 관련된 사례도 있습니다. 2022년 8월, ‘입학 연령 하향’은 뜨거운 여론의 뭇매를 맞고 철회되었는데요. 이른바 ‘안철수 픽’이었다는 것이 중론이지만, 대통령 본인이 “신속히 강구하라.”라는 지시를 내놓은 바 있습니다. 그런데 여론이 뒤숭숭하자, 교육부 장관과 교육비서관을 경질하면서 없던 정책이 되었죠.
최근 논란을 빚고 있는 ‘노동시간 69시간 개편안’ 또한 유사한 모양새입니다.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는 건 노동부 장관이지만, 대통령 본인이 2021년 “일주일에 120시간이라도 바짝 일하고, 이후에 마음껏 쉴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즉, 이 또한 대통령 픽이라는 거죠. 그런데 강력한 반대에 부딪히자, 대통령은 “주 60시간 이상은 무리”라며 선을 긋습니다.
이런 일이 반복되는 이유는 자명합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공화주의자도, 시스템주의자도 아닙니다. 굳이 표현한다면, 그는 검찰주의자입니다. 권력이 하나로 집중된 조직, 모든 구성원이 위를 향해 도열한 조직에서 평생을 몸담았으며, 모든 일 처리를 ‘큰 틀은 톱다운, 실무는 밑에서 알아서’라는 방식으로 처리해왔습니다. 대통령으로 일하는 방식 또한 여기서 한 치도 벗어나지 않습니다.
물론, 톱다운 방식의 리더쉽이 빛을 발하는 순간도 있습니다. 특히 복잡한 셈법을 계산해야 하는 외교 문제에서는 더욱 그렇죠. 197...
조선사를 유영하는 역사교양서 작가, 박영서입니다. 『시시콜콜한 조선의 편지들』, 『시시콜콜한 조선의 일기들』, 『시시콜콜 조선복지실록』을 썼으며, 딴지일보에서 2016년부터 역사, 문화재, 불교, 축구 관련 기사를 써오고 있습니다.
신숙주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알겠지만 악용의 소지가 있어 보이는 대사네요.
후대는 저 말을 악용하기 좋다고 생각합니다. 움직이는 것이 최선일 때 가만히 있자고 하는 경우에 써도 말이 될듯도 하네요. 군대에 예산을 줄이자거나....
이런 생각부터 하는 저는 살짝 꼬였나 봅니다.
올리신 글의 본질은 이해하고 있고 동의합니다.
잘 읽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