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이름으로

2022/04/03
엄마는 항상 어딘가에 몰두해 있었다. 
하루 종일 피아노 연습을 하고, 노래를 부르고 또 어느 날은 책에 빠져 몇 권이고 계속해서 책을 읽었다. 요리를 할 때면 식탁 한 가득 도넛을 튀기거나 쑥을 찧어 쑥떡과 쑥국을 한 가득 만들었다. 기름진 도넛을 몇 입 안 먹거나 이상한 맛이 나는 쑥떡을 거절하면 엄마는 "얘가 왜이래!" 라며 눈을 흘겼다. 
 설거지를 할 때는 누군가에게 욕설을 퍼붓고 있었다. 그러다 분에 못 이길 때면 고무장갑을 벗어던지고 울었다. 저녁이 되고 밤이 될때까지 온 힘을 다해 울었다.

엄마는 하나님밖에 없다고 했다. 다 소용없다고 했다. 냉장고엔 빽빽이 성경 말씀을 적어둔 종이가 붙어있었다. 엄마는 그 성경 구절을 다 외웠다고 했다. 안방에는 두꺼운 노트가 여러 권 있었다. 엄마는  만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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