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을 할 줄 모르는 보호자와 산다는 건.

벌곰
벌곰 · 반짝거리게, 다채롭게, 나답게!
2023/01/11
"좀 움직여라"

일주일 중 단 하루 쉬는 날. 나의 고군분투하는 6일은 왜 아빠에게 인정 받지 못할까? 왜 저런 말을 듣고 있어야 할까? 울화가 치밀었다. 하지만 나는 그가 어떤 사람인지 안다. 그래서 이내 입을 닫는다.

나는 나의 그가 말을 할 줄 모르는 사람이라 생각한다. 그는 상대에게 할 수 있는 말이 어떤 종류가 있는지도 모른다. 단순히 대화의 내용을 통한 목적을 처리하는 데에 바쁘다. 하지만 그런 처리 과정은 때로 실언을 양산한다는 걸, 그는 모르는 것이다.

그래서 안다. 그래서 이해한다. 지긋한 중년의 나이에 생존을 허덕여야 하는 그를 말이다. 그 치열함으로 인해 언어를 잃어버린 그를 말이다. 가족을 지키기 위해 분투해야 했던 지난한 인생이었던 그를 말이다. 나는, 나는 그를 이해해야 한다.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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