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쿵'하고 떨어졌다

왕태일
왕태일 · 퇴근을 두 번 하는 사업가이자 아빠
2022/12/26

순식간에

모든 일이 벌어졌다.



딸 단아는 아빠, 엄마와 함께 한 침대에서 자고 있다. 아직은 너무 어리기 때문에 독립은 할 수 없고 24시간 내내 붙어 있는 상황이다. 잘 때도 마찬가지. 처음엔 조심스러웠다. 혹시 자다가 눌리기라도 할까 봐 몇 번씩 깨기도 했다. 그래도 반년이 지나고 단아도 어느 정도 자기 자리를 잘 잡으면서는 아직 큰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다. 

침대에서 같이 잘 땐 조심스러운 게 하나 있다. 단아가 배밀이를 통해서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탓에 잘 때는 늘 베개와 이불로 간이 펜스를 만들어 놓는다. 조금의 움직임을 느꼈을 땐 혹시나 하는 마음에 후다닥 침실로 들어가 아이를 확인하는 일상이 부지기수였다.

그런데 모든 사고는 순간에 일어난다고 했다.


아이가 '쿵'하고

바닥으로 떨어졌다.


아내와 나는 침실에서 '쿵'하는 소리를 들었다. 순간적으로 소름이 돋고, 분명 불길한 사고가 터졌음을 직감했다. 우리 부부는 소리를 듣자마자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침실로 뛰었다. 오 마이 갓..!! 아이가 50cm되는 침대(프레임+매트리스 높이) 아래로 떨어져 울고 있었다. 그것도 밖으로 보이는 곳이 아닌 안쪽 구석 바닥의 틈으로 떨어진 것이다. 어떻게 떨어진 건지 알 순 없지만 잠결에 뒤집고, 배밀이하다가 떨어진 것 같았다.

이렇게 크게 울면서 소리를 지르는 딸 단아의 모습은 처음이었다. 눈에는 눈물이 쏟아지고 있었고, ''나 아파..''라고 말하는 것처럼 더 크게 울었다. 그리고 엄마도 울고, 아빠는 정신이 없는 상황에서 두 여자를 보고 침착하려고 애쓰는 모습이었다.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우리에겐.

살면서 처음으로 '119'에 신고를 했다.
상황실에서 전화를 받았다. 너무나 차분하게 받은 상대방에게 말했다.

6개월 된 아이가 침대에서 떨어졌어요!

상대방이 말했다. "병원에 가야 하나요?"라고 물었다. 그 순간 침착했던 나의 이성의 끈이 살짝 느슨해짐을 느끼며 조금은 큰 소리로 대답했다. "당연하죠!! 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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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독립 기구【우리는 왕조시대】 호랑이 기운으로 브랜드의 힘을 싣기 위해 투쟁하고, 의미있는 경험을 만듭니다. 동시에 9개월차 딸 단아와의 보통의 날들에 대한 경험을 기록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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