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맛있게 매운 음식은 널리고 널렸습니다. 이 중 저의 원픽은 배가고플땐 밥에 슥슥 비벼서 먹고 시원한 맥주에 걸맞는 매콤함으로 지친 하루를 달래주는 매운쭈꾸미입니다.

저는 쭈꾸미를 정말 좋아해서 자주 사먹거나 볶아먹고는 합니다. 집에서 만들면 불맛은 조금 덜하지만 사먹을땐 또 그맛에 취해버리죠. 적당히 매운맛 뒤에 느리지만 정중하게 다가오는 알싸함은 말초신경을 흥분시키기에 너무나 적합합니다. 과하다 싶은 매움은 콩나물과 계란찜이 달래주면 열기는 사그라들고 다음 숟가락을 입에 넣을 수 있을 자신감이 생겨나지요. 때로는 생선알을 올려주는 가게들이 있는데 더없이 감사합니다. 재주문 리스트에 바로 올려버리죠!

입속의 화재진압이 조금 부족하다 싶어 묵사발을 들이킵니다. 아주 조금의 시큼함과 고소한 도토리묵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