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놈을 5년만에 
처음 만났을땐 오랜만에 
얼굴보자는 의미였지만 
두번째 만나자고 할때는 
우리가 나이들어서 이제와서 뭘 
하겠냐는 생각에 고민이 됐었다.

코리안 바베큐 먹으러 갈 사람이 
늘 필요해서 같이 먹으러 가면 
좋겠다고 생각하긴 했지만
만남의 목적이 뭔지 모르겠어서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

만나서 나한테 할 말이 있는거 
아니었냐고 물어봤는데 
걔는 없다고 했다.

과거의 일을 들추지도 않았고
미래를 약속하지도 않았다.

옛날이었으면 이게 뭐하자는건가 
싶었겠지만 지금의 나는 이게 좋네.

나는 3년 반동안 함께 했던 사람과 
헤어져서 재판도 하고 비자 문제도 
정리하고 이사도 나왔고 직장도 
바꾸었는데 이 상황에 다시 어떤 
관계 안으로 들어가서 
연애를 하고 싶지가 않다.
아무리 좋은 사람이라도.

5년 전에 나는 누군가와 
관계 안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