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톰보이>: 파란 원피스를 버리고, 투명 벽장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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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14
출처: 네이버 영화 '톰보이' 스틸컷

우리는 이제 성 불평등 문제가 단지 남성과 여성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성을 둘러싼 모든 정체성이 얽힌 문제임을 알고 있다. 한 사람의 정체성을 무 자르듯 나누어 판단하기란 어려운 일이지만, 흔히 다양한 성 정체성을 ‘LGBTQ’라 정의하곤 한다. 영화 <톰보이>에서 ‘로레(미카엘)’는 생물학적으로 여성이지만, 여성이 아닌 다른 성 정체성을 원한다. 초록색 클레이로 남근을 만들어 수영복에 넣고, ‘남성성’이라 여겨지는 스포츠(축구)와 행동(운동 도중 윗옷을 벗어 던지기, 바닥에 침 뱉기)을 하는 모습으로 미루어 보아, 로레는 자신이 남성이길 바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영화에는 ‘여성성’과 ‘남성성’을 상징하는 요소들이 응집되어 있다. 남자는 파랑색, 활동적, 짧은 머리, 터프함이라면, 여자는 빨강색, 정적, 긴머리, 귀여움이다. 물론 이러한 관념들은 이미 낡은 말이 되어버렸고, 이제는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고정적인 이미지로 성 정체성에 대한 혼란을 그렸음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꽤 흥미롭다. 한국에서는 <톰보이>가 9년 늦게 개봉되었으므로, 전보다 많은 LGBTQ 담론이 논의된 지금은 색상이나 의복과 같은 영화 속 상징들이 ‘남성성’과 ‘여성성’에 대한 클리셰처럼 느껴질 테다. 그럼에도 <톰보이>는 여전히 사회에 적용될 수 있는 이야기이며, 한 아이의 일상을 섬세하고 따듯한 방식으로 표현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된다. 
 

# 집 안에서
출처: 네이버 영화 '톰보이'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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