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시적 열정 - 시각, 섹슈얼리티, 민족지, 현대중국영화

윤지연 · 교사
2024/05/31

레이 초우 <원시적 열정>
원시적 열정 - 시각, 섹슈얼리티, 민족지, 현대중국영화 

미디어에 의해서 매개된 이런 경험과 혈연적인 친밀감이라는 특이한 혼합이 최근 수년간 나를 영화와 같은 대중문화를 연구하게 했을까?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더 생각을 해보아야겠지만 몇 가지에 대해서만큼은 분명히 말할 수 있다. 

어머니의 경력과, 그것이 우리(어머니와 나)의 삶에 가져다준 일군의 사람들과의 교류 덕분에 나는 어려서부터 근대에 있어서는 창조적 글쓰기가 상품화되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었다. 
또 영화와 텔레비전이 우위를 과시하는 뉴미디어 문화에서는 글쓰기가 어떤 경쟁에 직면해 있는지도 깨달았다. 

그리고 무엇보다도-우리는 홍콩에 살고 있었으므로-식민화된 언어, 즉 중국어로 글을 쓰는 작가는 사회적으로 열등한 위치에 처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런 점에서 비록 ‘문학’이 나의 전문영역이기는 하지만, 근대/모더니즘적인 문학이 ‘혁명적’(혹은 ‘전복적’)인 동시에, 내가 이 책에서 검증하는 시각이미지 같은 대중문화의 형식들보다 높은 서열에 있다고 보는 그런 유의 학문적 낭만주의를 믿지 않는다. 


영사를 통해 뿜어져 나오는 힘에 의해 영화는 잔혹함이 주는 충격을 공격이라는 형태로 증강시킨다. 희생자를 불시에 내리치는 참수의 형태와 마찬가지로 그 영상은 루쉰에게 한 방 얻어맞은 듯한 충격을 주었다. 본다는 그 자신의 행위를 통해, 루쉰이 직면한 것은 첫째, 마치 매개 없이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 같은 영화라는 새로운 미디어의 투명성이었고, 둘째 이 새로운 미디어의 힘과 처형 그 자체의 폭력성 사이의 친연성이었다.

“1904년에서 1906년 사이, 루쉰(魯迅)은 가난한 유학생으로 일본의 센다이(仙台) 의학전문학교에서 의학을 공부하고 있었다. 그는 졸업하면 고향으로 돌아가 국가개혁이라는 시급한 일에 힘쓰는 사람들을 도우려는 높은 뜻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루쉰의 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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