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생 나라의 난임 병원 졸업생 11] 엄마가 ‘황혼 육아’ 거절한 신박한 방법

정민경
정민경 · 잡문 쓰는 사람.
2024/04/22
1. 언젠가 엄마는 나에게 성우가 되는 것이 꿈이었다고 말한 적 있다. 그래서인지 엄마가 몇 년 전 자신의 팟캐스트를 운영한다고 할 때, 자연스러운 일이라 생각했다. 엄마는 팟캐스트를 만들면서 새로운 사람들도 만나고, 나도 하기 어려워하는 편집 등 새로운 기술을 익혔다. 그런 엄마의 모습이 신기하기도 하고, 대단한 열정이라 생각했다. 
   
그 방송은 꽤 오래 유지되고 있어서, 방송사에서 ‘시니어 콘텐츠 제작자’와 같은 타이틀을 달고 몇 번 인터뷰를 당하기도(?) 한 모양이었다. 어느 날 엄마는 한 방송사에서 진행한 인터뷰라며 한 영상을 보냈다. 그때 나는 임신 중이었다. 
   
방송 내용은 황혼 육아에 대한 것이었다. 진행자는 요즘 황혼 육아를 하는 시니어들이 많다며, 황혼 육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엄마에게 물었다. 주제를 듣자마자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 아니나 다를까 엄마는 매우 단호하게 황혼 육아를 하고 싶지 않다는 편에 서 인터뷰를 했다. 
   
엄마는 60대와 70대의 시간을 이야기하면서 “이제야 자신만의 시간을 가지게 됐는데, 그 시간을 또 자식을 위한 시간으로 보내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자녀가 특정한 사유가 있어서 도움을 청하거나, 주말에 가끔 아기를 돌봐줄 수는 있겠지만, 회사 가는 딸을 위해 전담으로...
얼룩패스
지금 가입하고
얼룩소의 모든 글을 만나보세요.
이미 회원이신가요? 로그인
본업은 콘텐츠 이야기 쓰는 기자. 휴직 중 에세이를 쓰고 있다. 무언갈 읽고 있는 상태가 가장 편안하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왜 좋아하는지 잘 쓰는 사람이고 싶다. 이메일 mink@mediatoday.co.kr
59
팔로워 87
팔로잉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