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엄마와의 동행 9] 세수했어!!

survivor
survivor · 나는 살아남았다. 살아남을 것이다.
2024/03/04
엄마는 다른 건 몰라도 
본인 치장은 열심이신 분이었다. 
우리 집 아침은 엄마의 세수 소리로 시작해서, 
화장대 앞에서의 콜드크림 마사지 손놀림으로 
끝날 지경이었다.
항상 남들 앞에서 풀메이크업이었고,
사회생활 오래 하신 덕분에 
낙향한지 25년이 지났어도 
번듯한 정장에 
깔맞춤한 모자와 구두까지 
빠지지 않는 멋쟁이였다.

아들 많은 집 외딸이라 
그냥저냥 스킨이나 바르고 살던 내게 
엄마는
- 너 그러다 나이들어서 후회한다.
하시며 충고하시곤 했다.

관리 잘된 엄마의 멋쁨은 
은근 나의 자랑이기도 했다. 
할머니도 멋쟁이 할머니가 더 나은 법이니까.

지난 여름 엄마 손이 텄던 깜짝 놀란 사건 이후
일ㄹ윤 모이스처 크림을 화장대에 놔드렸어도 
끈적인다며 안 바르시더니 
결국 손이 너무 건조해서 
지문등록을 못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모시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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