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막내 아들 반려견, 탁구

림스
림스 · 여행에서 얻은 것들을 글로 씁니다.
2022/04/29
2011년 11월, 유난히 추웠던 겨울날이었다. 동생이 친구로부터 강아지 한 마리를 받아왔다. 이름은 탁구. 작은 요크 셔테리어다. 영국 강아지로 1870년대에 요크 셔테리어로 이름이 정해졌다고 한다. 정원에 쥐를 쫒거나 쥐 사냥 본능을 지닌 종류이다. 빅토리아 시대 말 에는 영국 귀족 여성들의 랩독(Lap Dog)으로 유명했다. 말 그대로 무릎에 앉히는 작은 반려견으로 인기가 많았다고 한다.

강아지를 키우고 싶었던 나와 동생이었다. 동생과 나랑 엄마는 찬성했지만, 아버지와 할머니는 반대하셨다. 동생은 털이 잘 안 날리는 점을 강조하며 아빠와 할머니를 설득했다. 결국 설득에 성공한 동생은 친구에게 작은 요크 셔테리어를 받아왔다. 이름은 탁구였다. KBS 드라마 '제빵왕 김탁구"가 인기를 끌던 시절에 태어나서 그렇게 지었다고 한다. 탁구, 흔하지 않은 이름이어서 정다웠다.

우리 집에 온 첫날, 탁구는 궁금한 것이 많았나 보다.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집구석 구석을 냄새를 맡기 시작했다. 낯선 곳이라 긴장한 것 같아 보였다. 아버지는 그때까지도 탐탁해하시지 않으셨다. 탁구는 나와 아버지를 특히 무서워했다. 이유를 알고 보니 동생 친구 오빠에게 학대를 당했다고 했다. 그래서 남자를 무서워하는 경향을 보였었다.
털 짧은 탁구
탐탁해하시지 않으시던 아버지는 술만 드시면 탁구를 찾으셨다. 술을 한 잔 하시고, 밤늦게 들어오면 항상 문으로 나와 반겨주었다. 술 한 잔에 기분이 좋으신 아버지는 탁구를 부르며 "이 집에서 너만 나를 반기는구나. 귀여운 녀석"하며 탁구에게 말을 걸어준다. 하지만 까탈스러운 탁구는 그런 모습을 보이면 품에 안기는 것이 아니라 도망간다. 사람 손을 잘 타지 않는다.

나와 아버지는 탁구와 친해지는 데 시간이 걸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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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로 캐나다 소도시인 '스쿼미시' 라는 곳에 살면서 얻은 소중한 것들을 기록하기 위해 씁니다. 종종 여행을 다니면서 건진 소중한 경험 들을 공유하려고 합니다. 찬찬히 음미하시면서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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