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직이 다 책임져!!

진영
진영 · 해발 700미터에 삽니다
2022/08/11
태풍의 위력이 대단하다. 매일 많은 비가 내려 피해가 상당하지만 쉬 멈출 기세가 아니다. 이럴 땐 어김없이 시골 중학교에서 근무하던 때가 떠오른다.

그 학교는 규모도 작고 거주해야 하는주거 환경도 열악했지만  뭣보다 나를 가장 힘들게 했던 건 바로 일직이었다.
주 5일 근무도 아닐 때라  일요일 일직이 돌아오면 토요일에도 집에 갈 수가 없었다.
일요일 새벽 첫차를 타도 9시까지 학교에 닿을 수가 없었으니  황금같은  토요일 마저 고스란히 반납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날도 일직 담당이라  혼자 학교를 지키고 있었다.  사람 하나 없이 텅 빈 학교는 적만만이 감돌았다.
혼자 교무실에 앉아 하염없이 책만 읽고 있던 그때. 어디선가 날카로운 채찍 내리치는 소리가 들리는가 싶더니 한 순간에 어마무시한 기세로 비바람이 몰아쳤다. 
열린 창문으로 몰아 친 비바람에  교무실 안의 모든 집기는 마룻바닥으로 내동댕이 쳐지고 교무실은 눈 깜짝할 새 아수라장이 되었다.
놀라서 소리 지를 겨를도 없이 넋이 나간 그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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