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잠

박선욱 · 시, 동화, 소설 및 평전을 씁니다.
2023/02/01
이사를 했다. 자유로를 타고 서울 방향으로 가다 보면 왼쪽에 새로 생긴 미니 신도시 '덕은지구'가 나의 새 보금자리이다. 16년 만에(정확히는 16년 2개월 20일 만에) 하는 이사였기에 여간 힘든 게 아니었다. 아침 8시, 포장이사 업체 사람들이 와서 북적북적대며 이삿짐을 싸기 시작했다. 세 시간 반 동안 버릴 물건은 버리고 챙길 물건은 챙긴 뒤 새 아파트를 향해 떠났다. 
여기서 짐을 모두 부린 이삿짐 업체 사람들이 떠나가자, 우리 가족은 엉성하게 뒤섞인 책이며 옷가지며 부엌 가재도구 등을 제자리에 놓기 위해 밤 늦게까지 부산을 떨어야 했다. 하루 만에 살림살이를 반듯하게 정리하기란 불가능이었다. 앞으로 몇 날 며칠 혹은 몇 달 동안 우리 식구들은 무언가를 버리거나 새로 사거나 정돈을 하면서 보내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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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2년 《실천문학》 으로 등단. 시집 《회색빛 베어지다》 《눈물의 깊이》 《풍찬노숙》, 인물이야기 《윤이상》 《김득신》 《백석》 《백동수》 《황병기》 《나는 윤이상이다》 《나는 강감찬이다》 등. 《윤이상 평전: 거장의 귀환》으로 제3회 롯데출판문화대상 본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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