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사 이야기 (2) 컴퓨터

박재용
박재용 인증된 계정 · 전업 작가입니다.
2023/01/10
   
요사이 천문학자들은 망원경의 접안렌즈에 눈을 대고 하늘을 보진 않습니다. 대부분의 망원경은 관측한 영상을 컴퓨터에 담아두고, 천문학자들은 모니터로 하늘을 보죠. 그러나 지금과 같은 시스템이 이루어지기 전 매일 밤하늘을 보는 관측 천문학자들은 남들과 다른 일상을 가졌습니다. 태양이 그 빛을 거두고서야 우주는 우리에게 자신의 모습, 어둠을 보여주었으니까요. 망원경이 발견되기 전 천문학자들은 해가 어둑어둑해질 무렵부터 새벽 미명이 어둠을 잠식할 때까지 부지런히 하늘을 봤습니다. 아스트롤라베에 의지해서 맨눈으로 별과 행성 등을 살폈죠. 

그러다 망원경이 발견됩니다. 갈릴레이가 처음으로 하늘을 망원경으로 보았지요. 달의 운석구덩이도 그리고, 태양의 흑점도 봅니다. 금성이 보름달처럼 동그란 모습을 갖추는 모습도 그가 처음 관찰했지요. 이후 천문학자들은 좀 더 배율이 높고, 좀 더 선명한 망원경을 찾고 만들었으며, 앞 다투어 하늘을 바라보았습니다. 이전엔 별이라 여기던 것들이 별이 모인 성단이나 은하라는 것도 밝혀내고, 별이 아닌 성운도 확인을 합니다. 

그들은 한 눈은 망원경의 접안렌즈로 하늘을 봤고, 다른 한 눈으로는 자기가 본 것을 그렸습니다. 한 시도 게으를 수가 없었죠. 시간은 흐르고, 천체들은 매 시간 15도씩 움직이고 있으니 그들에게도 기다려달라고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리 매일 하늘을 보며 밤을 샌 지 2000년이 넘은 19세기 말 천문학에 새로운 기술이 도입되었습니다. 사진이지요. 망원경의 접안렌즈에 카메라를 달고 정해진 시간마다 셔터를 누르면 눈으로 보던 밤하늘이 사진건판 위에 찍힙니다...
박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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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과 사회가 만나는 곳, 과학과 인간이 만나는 곳에 대한 글을 주로 썼습니다. 지금은 과학과 함께 사회문제에 대한 통계를 바탕으로 한 글을 자주 쓰고 있습니다. 출간된 책으로는 '불평등한 선진국', '지속가능한 세상을 위한 통계 이야기', '1.5도 생존을 위한 멈춤', '웰컴 투 사이언스 월드', '과학 VS 과학' 등 20여 종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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