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은 최수종 같은 사람만

김민주 · 잔재주만 많아 괴로운 사람/ 영어강사
2023/01/09
   결혼하고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사소한 몸의 변화도 괜히 임신 증상처럼 느껴져서 온라인 맘 카페에 자주 들어가 글을 정독하곤 했었다. 병원을 가는 게 당연히 더 빠르고 정확하지만, 산부인과를 가기에는 별일 아닌 거 같기도 하고 혹시라도 의료진분들이 친절하지 않아서 마음이라도 상할까 봐 인터넷 글을 더 많이 찾아보게 되었다. 스크롤을 내리다 보면, 임산부인데 남편이 가사 노동을 하나도 하지 않기 때문에 너무 힘들다는 내용, 아이를 낳았는데 육아는 거의 혼자 하고 있고 남편은 일하느라 지쳐 도와줄 엄두도 못 낸다는 내용, 아이가 어려 말도 안 통하고 답답한데 주변에 친구도 없고 남편은 너무 바빠서 외롭다는 내용 등 사랑하는 아이를 품고, 낳아 기르며 가장 행복해야 할 시기에 우울감과 좌절을 호소하는 수많은 '엄마'들의 하소연을 접하게 된다. 내가 여성이라서 더 그런 걸 수도 있겠지만 분명 임신의 과정엔 남성과 여성이 함께하는데 육아에 한해서는 너무 "한쪽"에게만 희생을 요구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덧: 혹여나 '남자는 돈 벌어오잖아. 여자는 집에서 하는 일이 뭐 있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더 이상 읽지 마시고 뒤로 가기를 눌러주세요. 누추한 페이지까지 왕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우리 부모님 세대에 비하면 여성의 사회 진출이 폭발적으로 많아졌기 때문에 여성의 권익이 이전과는 다르다고도 할 수 있겠지만 한국일보의 2020년 7월 30일 자 기사에 따르면 여성의 '독박 가사'는 여전하다. "평일 가사노동에 10분이라도 참여한 남자 비중은 5년 전보다 8.4% 포인트 상승한 60.8%인 반면, 여자는 0.6% 포인트 오른 91.6%였다. 직전 조사인 2014년에 비해선 남녀 격차가 완화됐지만 '가사노동은 여성의 일'이라는 고정 성역할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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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든 쉽게 좋아하고 쉽게 질리지만 읽기, 일기쓰기, 피아노 치기, 영어는 오랜 시간 나의 단짝이었다. 책을 빨리 읽고 피아노 초견이 좋다. 편지 쓰기를 좋아한다. 고집이 세고 많이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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