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기 위하여 떠나는 곳, 茶马古道의 시작, 丽江으로. #1(늦어버린 여행후기)

새로샘 · 글 읽고 쓰기 즐기는 사람
2022/10/25


코로나 펜데믹이 벌써 4년째, 다른 나라들은 대부분 집단 면역이 이루어져서 마스크도 벗고 일상으로 돌아간다는데, 중국의 방역은 여전히 꽁꽁 묶인 겨울 날씨 같다. 10월1일부터 9일까지 열흘 가까운 연휴, 국경절을 맞이하고도 각 성의 방역 정책은 강경했다. 거주하는 성省을 떠나면 3일 이내에 PCR 검사를 두 차례 해야 하고, 연휴 이후 등교해야 하는 학생들은 성 밖에서 돌아온 날을 기준으로 연일 세 차례, 이틀 간격으로 두 차례, 일주일간 다섯 차례 검사를 마쳐야 등교를 할 수 있다. 그러니 비행기를 타야하는 곳으로의 여행은 언감생심 시도하기 겁나는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생의 과제 한 고비를 넘긴 큰 아들에게 선물도 줄 겸 떠나기로 정했다. 물론 남편의 속깊은 배려가 있었음은 안비밀이다.

    비행기로 세 시간 반을 날아가야 도착하는 운남성云南省의 리쟝丽江이 우리의 여행 목적지다. 상해에서 베트남까지의 비행시간이 대략 세 시간, 한국의 인천 공항까지는 한시간 반, 그런데 같은 중국에서 세 시간이 넘는 비행이라니! 어지간히 널따란 중국이다. 내가 살고 있는 쑤저우苏州는 산이 없기 때문에 이국적이라 느껴질 만하다. 있어봐야 동네 동산 같은 규모니, 유유히 흐르는 강줄기와 평평한 땅덩이로 이루어진 쑤저우는 나 같은 한국 토박이에게 한국의 산수를 그립게 하는 타국임을 확인시켜준다. 그러나 세 시간 반을 날아가니 쑤저우와는 전혀 다른 풍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온통 산으로 뒤덮힌 땅들. 산들 사이의 길이 마치 실개천처럼 흘러간다. 터를 닦아 집을 짓고 농사를 지을 땅보다 산이 많아 보이는 이곳에 과연 사람들이 살 수 있을까 싶게 온천지가 산이다. 이렇게 땅 자체가 높은 곳에 자리하고 있다는 느낌은 수천 미터 상공의 하늘에서부터 확인 되었다.

    운남성의 리쟝은 기본적으로 해발 2400미터의 땅에서 시작되는 고원지역이다. 쑤저우보다 위도가 낮음에도 불구하고 사계절 가을 날씨이다. 연평균 12~19도로 사계절 내내 적당히 따뜻한 곳이라 들었다. 아니나 다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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