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 관람이 윤리적 딜레마가 되는 순간
2023/02/17
By 찰리 와일더(Charly Wilder) 2023년 2월 14일
서구의 박물관은 전 세계 여행객들이 즐겨 찾는 주요 관광 명소다. 그러나 비평가들이 말하는 소위 ‘도난당한 유물’이 전시된 박물관을 애정하는 관람객으로서, 우리는 어떤 책임을 지고 있는가? 어느 날 아침, 관람객들이 베를린에 위치한 훔볼트 포럼의 아프리카관에 모여들었다. 네오 바로크 양식으로 복원된 베를린의 옛 왕궁에 자리 잡은 이 대규모 박물관은 2021년 문을 열었다. 전시 모습은 익숙했다. 유물은 유리에 둘러싸인 채, 그리고 벽에 걸린 채 전시돼 있었다. 먼 땅에서 온 귀중한 예술 작품의 ‘민족학적 전시’였다.
그러나 이번 전시에는 남다른 점이 있었다. 13세기에 만들어진 복잡한 조각과 금속판인 베닌 장식판 수십 점이 베를린에서 마지막으로 전시됐기 때문이다. 2021년 7월부터 이 유물은 더 이상 독일의 소유가 아니다. 독일은 지난해 12월에 20점의 청동 유물 반환을 시작으로 나이지리아로의 유물 반환 작업을 진행 중이며, 전시된 유물 역시 반환을 앞둔 유물의 일부다. 이 전시는 유물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동시에 이 유물이 지난 1897년 도난 당한 사연도 소개한다. 당시 영국군은 베닌 시티를 침략해 현재 나이지리아 남서부에 위치했던 베닌 왕국의 왕궁에서 유물을 약탈했다.
도표에는 유럽 상인들로부터 청동 유물이 인수된 과정이 설명돼 있고, 사진에는 높이 쌓인 노획물 위에 서서 기세등등하게 포즈를 취한 영국군의 모습이 보인다. 한 전시실에서 나는 학자, 예술가, 독일과 나이지리아의 큐레이터, 그리고 베닌 시티 왕족 대표단이 반환의 중요성을 논의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물을 보고 있는 방문객들 사이에 끼어들었다.
대영박물관은 기둥만 영국 거라는 우스갯소리가 생각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