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인이 질식사였는데...

적적(笛跡)
적적(笛跡) · 피리흔적
2024/07/23
   
   
빗소리를 들으며 잠이 든 건지, 설피 잠이 들 때마다 빗소리가 들린 건지 잠과 깨어있음의 경계를 가라앉지 않는 배를 타고 있었던 것 같았어요. 그 배에 타고 있다 알아낸 사실은 배는 젖지 않는다는 확신과 손을 쫘-악 펴고 있으면 바람이 손가락 사이를 빠져나가며 가속력이 붙는다는 거였어요. 
   
손가락 사이로 뜨거운 바람이 파도에 손을 담글 때처럼 빠져나가며 앞으로 나아가는 방식이었죠. 물속에서 힘겹게 팔을 내저어야 했다면 바람은 손가락을 조정하며 미세한 간격의 차이로 속도가 달라졌어요.
   
속도를 달리하며 기울어지지 않도록 바람을 조율하면 배의 바닥이 수면 위를 살며시 떠오르며 나아가거나 수면 아래로 뱃머리가 기울어지며 한없이 물속을 향해가기도 했죠. 가장 신비로웠던 것은 물속 깊이 향해갔을 때 참았던 숨을 두려움 없이 쉬어버...
얼룩패스
지금 가입하고
얼룩소의 모든 글을 만나보세요.
이미 회원이신가요? 로그인
언제나 겨울이었어
2.5K
팔로워 792
팔로잉 8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