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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원한 뒤에 내 일상에서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이라면 이 시리즈의 첫 글에서 말했듯이 시금치를 데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이제는 마트에서 시금치나 취나물을 사서 데쳐 나물로 무쳐 먹는 것이 아주 익숙해졌다. 나물반찬 하나로 내 건강이 얼마나 바뀌겠냐만 식탁에 푸른 반찬이 하나 추가됐다는 사실 자체에 스스로 대견해 하고 있다. 나이 들어서 그런지 내 몸이 나물을 원한다는 게 느껴질 때가 많다. 그 욕구를 이제 일부나마 스스로 해결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또 하나 마련한 것은 장조림이었다. 장조림은 병원밥 식단에서 늘 나오던 메뉴였다. 사실 내가 병원식을 많이 먹지는 못했다. 2주일 입원하는 동안 처음 일주일은 물도 못 마시는 강력한 금식조치가 취해졌고 며칠 뒤엔 수술까지 한 까닭이다. 내 병원식은 저지방식이었다. 밥과 국, 나물, 장조림, 생선조림이 기본 구성이었다. 고기를 먹더라도 지방이 없는 살코기 중심의 요리, 생선을 먹더라도 구이가 아닌 조림요리를 먹는 게 좋다는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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