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타르>, 시간을 지배하는 지휘자

젠남
젠남 인증된 계정 · 일하고 음악 듣고 글을 씁니다.
2023/02/27
시간이 핵심입니다.
시간은 곡 해석에서 필수적인 요소죠.
저 없이는 시작할 수 없어요.
제가 시계를 시작하죠.
<영화 도입부의 방송 인터뷰 중, 리디아 타르의 대사>

*약간의 스포가 있을 수 있습니다. 하단에 영화 뒷이야기를 읽고 영화를 보시면 더 재미나게 즐길 수 있어요. 내용을 미리 알고 싶지 않은 분들은 하단만 읽어주세요.

리디아 타르는 누구와도 시선을 마주치지 않고  조수가 건네는 알코올 소독제로 손을 소독하고 건네는 약을 먹고 방송대담을 시작한다. 방송 중에도 그녀의 이력과 업적을 칭송하는 소개가 이어진다. 그래미, 에미, 오스카, 토니상을 휩쓸고 유명 교향악단의 지휘자를 거쳐 베를린 필의 최초 여성 상임지휘자로 활동 중인 리다아 타르! 그녀는 지휘자의 역할은 인간 메트로놈이 아니라 시간을 컨트롤 하는 것이라고 말하는데 신의 권위를 부여 받은 표정이다. 솔로 연주자는 혼자 스스로 시간을 컨트롤해야 하지만 수십 명의 오케스트라 단원의 시간을 컨트롤해야 하는 지휘자는 절대적인 권위를 가져야 한다. (이전 글: 오케스트라 지휘자는 무엇을 하는 사람인가? 참고 https://alook.so/posts/8WtoDxr)

보수적이기로 유명한 클래식 음악계에서 어렵게 탄생한 최초의 여성 지휘자 '안토니오 브리코'. 평생을 상임지휘자를 하지 못하고 객원지휘자로만 음악 인생을 마친 안토니오 브리코를 끝내 음악적으로 성공하지 못했다고 평가하는 리디아. 그 시대의 여성이 음악 외의 것과 투쟁하며 얻어낸 결과를 이렇게 평가하는 것은 오만이다. 이미 리디아 타르가  음악계 권력의 정점에 위치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리디아는 베를린 필의 '악장(콘서트마스터)' 샤론과 파트너로 함께 딸을 키운다. 연주와 육아를 완벽하게 해내고 학교에서 학생들도 가르치며 작곡을 한다. 오랜 스승을 정기적으로 만나 대화를 하고 각종 재단에서 하는 기금 마련에도 열심을 다해 일을 한다. 오케스트라에서 신입 단원 오디션을 통해 새 단원을 선발하고 단원들 중에 협연자를 선발하는 권한도 행사한다. 이 모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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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음악을 가르치는 선생이자 음악 애호가입니다. 에세이 <곤란할 땐 옆집 언니>의 저자이며 국악, 클래식, 팝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공연을 다니며 일상을 특별하게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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