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 카톡방에 '은퇴 후 삶 자가진단표'라는 설문 하나가 공유되었다. 마치 잔잔한 물가에 누가 커다란 돌을 던진 것처럼 파장은 상상이었다. 지인들의 시끌시끌한 반응을 뒤로 하고 나도 슬며시 해보았다.
'회사에서는 친절하지만 집에선 소파와 한 몸', '홧김에 "그럼 나가서 돈 벌어오든가" 말해봤다', '주말 삼시세끼는 아내표 집밥이면 좋겠다' 등등의 문항 10개가 있었다(검색하면 나옵니다). 3개 이하는 꽃길 은퇴, 4~7개는 황혼이혼 예비군, 8개 이상은 황혼 이혼 대상이었다.
내 결과는 '황혼이혼 예비군'이었다. 꽃길 은퇴를 예상했건만 결과는 예상 밖이었다. 가부장적인 문항은 잘 넘어갔으나 몇 가지는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특히 '나만의 공간이 필요하다는 아내 말에 불끈했다'라는 문항은 뜨끔했다.
퇴직 이후 부부 사이
최근에 아내는 각방에 관해서 이야기한 적이 있었다. 자는 시간도 서로 다르고, 쉽게 잠이 드는 나와 달리 자는 데 오래 걸리는 아내는 나중에 아이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