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
잉명

교수역량강화와 평가기준 마련

3-4년 전이었나, 4-5년 전이었나. 내가 줄창 외쳤던 것이 있었다. 요즘은 그냥 말 자체를 잘 안 한다.  맞는 소리한다고 자꾸 그래서. 처맞는 소리...  처맞기엔 이제 사회적 지위와 인격을 고려해야 되는 나이가 되어가고 있는지라...  그래서 그 얘기란 것이 무엇이냐면... 1. 학교 시험을 출제하는 선생님이 곧 수업도 하고, 학생 지도도 해야 하고, 시험 출제 기간이라고 수업이 없어지는 것도 아니니 자연 문제의 질이 떨어지고 오류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랑 2. 선생님들 간의 전문성이 차이가 있으니 가르친 내용과 정답 사이에 간극이 있을 수 있고, 3. 서술형일수록 그 간극이 커질 것이니, 4. 반드시 정교화된 평가기준이 마련되어 있어야 할 것이고, 5. 그것은 일선의 선생님이 아니라 교육청 단위의 상위 기관에서 해야 맞다는 것. 그래서 오늘 진로진학상담사 수업을 들으러 갔는데, 그런 기관이 25년 교육개정 적용단계에서 마련될 것이고 교수역량강화를 중점적으로 한다는 ...
젠더/청년/교육
잉
잉명

[이곳에서살아남아] 핸드폰 분리

온 뒤로 상처만 받다 간 것 같은 녀석이 갔다. 아마 그와 비슷한 녀석이었던 것 같은 녀석도 어제  갔다. 어디서 알았는지 내 과거행적들도 다 빠삭하게 따라하고 있던, 비슷한 녀석들은 늘 있었다. 이제는 없거나, 있어도 내가 못 알아볼 지도 모르겠다. 술을 마시러 가도, 차를 마시러 가도 옆자리에서 나에 관해 수군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그래서, 남자를 자기가 꼬셔버렸다는 건가. 나도 얼마전에 엄마랑 연락 두절 했어. 나도 예전에 공부를 제법 잘했지, 까꿍이다 진짜. 방구끼다 타버렸대 깔깔. 모두 그때의 나와 관련이 있는 사실들.. 그리고 힐끔거림, 쳐다보는 시선들.  아마 다잡아 물으면 모른다 했을 것이다. 그리고 실제로 모른다 했다. 그것을 공론화시키려 한다면, 미쳤다는 소리나 들었을 것이다.  오프라인이 그러했다면, 온라인도 그러했다. 수성못에, 고라니에, 알 수 없는데 나에 관한 말들로 가득. 얼마나 재밌었을까?  그다지 심각하지도 않으면서 화내거나 공감할 요소는 가득한...
생활/사건사고
잉
잉명

[이곳에서 살아남기] 내내 어여쁘리다

이상이 이런 멀쩡한(?) 시도 썼다니, 이상하다. 여전히 나는 이런 저런 정치적 의견들과, 교육에 관한 견해들과 촌철살인의 시대에 대한 비판을, (말) 하.고.싶.다. 그렇지만, 여전히 피리를 불면 따라오는 이들 중에 아이들이 있다면 함구하리라. 나보다 더 빠르고, 나보다 더 잔머리를 잘 쓰는 너희가 너희의 생각을 하소서. 운명론자라기엔 나는 너무 열심히 사는 사람이지만, 신이 내게 혹은 운명이란 것이 내게 준비한 삶을 살아내는데 큰 불만이 없어진지 오래다. 아마, 이십대 중후반에 한국에 남기로 작정할 때 즈음 그때부터 그랬었지 않나 싶다. 바꿀 수 있는 것은 나이고, 나의 단호함이지 타인이 아니라는 깨달음 같은 건... 아마 체득한 것이 아니었을까 싶다. 가끔, 글을 쓰겠다만 무뎌진 날로 갈아봐야 언제쯤 끈이 끊어질까. 사회는 그렇게 무뎌진 칼날로 비비는 것처럼 서서히 움직여갈 것이다. 싸이 시절에 🤭 시를 읽은 것에 관한 글을 쓴 적이 있었다. 그 글을 읽고...
젠더/청년/교육
1
잉
잉명

[이곳에서 살아남기] 한밤의 의식의 흐름 기법

#1. 내 몸은 나의 것 이어야 한다. 몸은 물론 자아가 세상과 소통하는 창구이지만, 내 몸의 통제권은 내게 있어야 한다. 살을 빼든 말든 내 맘이란 얘기다.  자유롭게 산다고 뭐라 한다면, 자유 민주주의 국가에서 책임을 다 한 자가 자유롭게 사는 것은 당연한 권리라고 말하고 싶다.  내가 제법 책임을 다 한다.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2. 감사합니다 혹은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의 기원은 초등학교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늘 다니던 조그만 슈퍼마켓이 있었는데, 거기서 나오면서 어느 날 감사합니다, 하니 좋아하시던 아주머니가 있었던가. 그 날 그런 결심을 했던 것 같다. 앞으로 물건을 사고 나오면서는 항상 감사합니다, 인사를 하겠다고. 내 작은 말이 상대방에게 기쁨을 줄 수 있으면 좋겠다고.  #3. 나의 감사합니다의 실상 은 생각보다 그렇게 아름답지는 않다. 기억을 한다. 거의 매일 펑펑 울었을 때가 있었는데, 그걸 내가 기억을 못 할까. 밤새 고맙다고 쓴 편지가 전해지...
젠더/청년/교육
김형민
똥물 사건의 영웅들 - 여성 노동자들과 사진관 아저씨
잉
잉명

인분의 추억

어쩌면, 그때나 지금이나 똥을 뿌려대는 하남자들은 존재한다. 찌질의 역사이다. 가운뎃 손가락을 연신 올려대는 많은 아이들을 양산한 게 아닐까, 송구스럽지만 말하건대, 요즘 아이들은 분명 참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 시절에, 참지 않은 사람들이 맞은 것은 인분이었다. 참지 않는 사람의 편이 쉬이 없던 시절.  인분을 뒤집어 쓴 여직공들을 지키는 최대의 용기를 낸 사람은, 시민을 지켜야 하는 경찰도, 대한 민국 국민을 위해 만들어졌다는 법도, 아니었다.  그 여직공들을 지킨 것은 필름이 없다고 말하는 정도의 적당함을 가지고 살아남았던 평범한 사진사였다.  몇 년동안 인분을 뒤집어쓴 것 같은 모욕을 느꼈던 기억이 있다. 내게, 그 추억은 그런 기억이 되었다. 누구의 탓이거나 아름다운 기억에 똥이 뿌려진 건 어쩔 수 없는 사실이다.  찌질했던 많은 '인간들' 속에 적당하고 평범하게 살아남아 흘러가리라. 누구냐, 너 밥은 먹고 다니냐, 미치도록 잡고 싶었던 인분의 추억은 내게 ...
한국정치 · 노동/인권/사회 · 사상/철학/역사
잉
잉명

기억

나는 소리없이 오래 찔렸다, 라는 구절이 맴돌았다. 내가 이 시를 처음 좋아했던 시절엔, 유명한 시는 아니었는데 지금은 블로그 곳곳에 실려있다. 내 취향... 그래, 좀 이른 것이었나 보다. 상처받은 표정이 상처를 준다. 비슷한 이들이 내 인생에 끊임없이, 왔다가, 간다.  그리고 자꾸 내가 보는 내가 초라해지려 한다. 나 왜 이리 못 생겼지......  읽히기 싫어서 도망다니는 것 뿐이다. 조금만 알아줘, 다는 읽지 말아줘. 한용운의 수의 비밀처럼 짓고 싶어서 짓지 말아줘. 나를, 내 빈 공간을 남겨 줘.  제발...  그러면서 끊임없이, 이유도 모르면서 자꾸 미안해진다.  그리고 이것은 단연코 사랑에 관한 이야기이다. ㅡㅡㅡㅡ 청파동을 기억하는가                        - 최승자   겨울 동안 너는 다정했었다.  눈의 흰 손이 우리의 잠을 어루만지고 우리가 꽃잎처럼 포개져 따뜻한 땅속을 떠돌 동안엔   봄이 오고 너는 갔다.  라일락꽃이 귀신처럼 피...
문화/예술
잉
잉명

[이곳에서 살아남기] 버로우

한동안 버로우를 타려고 한다. 스타크래프트 세대들이 쓰는 관용어이다. 버로우 탄다.  러커가 땅 파고 들어가는 행위가 버로우이다. 간단히 말하면, 숨는다는 것이다. 감사하지만 저는 별로 멋지지 않습니다.  시간과 돈이 있으면 지금도 다이어트를 할 수 있겠지만, 시간이 쪼들려 다이어트, 다이어트 말만 하는 필부필부랍니다.  그땐 그저 시간과 약간의 돈이 있었을 뿐인걸요.  살을 뺀거나, 여행을 간 거나 그저 삶을 공유하는 수다들이었을 뿐이지만.. 아마 누군가에겐 자랑처럼 비쳤을 수 있겠다, 싶습니다. 그즈음 세상에 소속된 자로서 바뀐 지위에 늘 화가 났었으니까요. 가령, 가정주부의 시간은 늘 많은 줄 아는 사람들이 자기 시간에 내 시간을 맞추려는 일이 꽤 많았지요. 지금도 순진한 사모님이었던 사람이 세상의 법칙을 제대로 알기나 하겠냐는 말들을 제법 듣습니다.  모르는 게 많으니, 그런 얄궂은 비난은 잘 피하면서 또, 잘 배워야지요. 몇 년 구르다 보니 느낀건데, 직접 부딪치고 ...
한국정치 · 노동/인권/사회 · 지역사회
4
잉
잉명

[이곳에서 살아남기] 기저의 합의점이 없는 사회에 관하여

조그만 학원을 운영하고 있다.  학원이 교습소였던 시절부터, 아니 그 이전부터 어떻게 살아야하나,에 대한 고민이 있어왔다. 그 이전에는 고민이 아니라 상처가 있었을 테고 말이다.  우리 사회에서 누군가를 용서할 때 가장 설득력이 있는 말은, "먹고 사느라 그런걸..."이다. 이 말을, "자기 이상을 지키느라 그랬대" "믿는 종교가 그래서 그랬대"  "그 학교 교칙이 그래서 그랬대" "그 회사 원칙이 그래서 그랬대" 등으로 치환해보면, 얼마나 웃긴 말이 되는지를 보면 "먹고 사느라 그랬대"의 위력을 잘 알 수 있다. 이 말이 이토록 큰 힘을 가지게 된 것은, 우리나라가 전쟁 이후에 진짜 먹고 살 것이 없어 형제자매가 죽던 시절부터 꾸준히 이룩한 경제성장 때문일 것이다. 성장 이외의 것들은 모두 침묵하도록 합의해온 사회. 그 사회에서, "먹고 사느라..."의 위력은 이러하다.  하지만, 한편으로 먹고 사느라의 다른 이름은 배금주의와 물질만능주의가 된다. 근간의 합의점이 돈이라...
사상/철학/역사
잉
잉명

내가 밤에,

무슨 글들을 썼을까. 남길 말이 아니니 지웠을 터.  흔적없이 따라다니며 내 글들을 줏어올린 사람들은 또 누구일까. 쟤는 왜 저렇게 앙다물고 내 말을 거꾸로 하려 애를 쓸까. 저는 밤에만 글을 쓴답니다.  대꾸하는 댓글.  나는 자랑을 한 적이 없는데 어쩌다 자랑을 한 사람이 되었을까. 나는 내 생각을 강요한 적이 없는데, 내 말을 따르겠다는 사람은 왜 이리 많아졌었을까. 나는 정치를 한 적이 없는데, 왜 내 주변은 내 생각에 덧붙이면서 모두 한 마디 하고 싶을까. 난 빈부의 격차가 커지는 것을 우려했는데 왜 사회는 빈부의 격차는 더 커지고 상대방을 비방하는 사람만 늘어났을까. 나는 도움을 주고 받는 삶과 갑을 관계의 상호협조에 대해서 얘기했는데, 왜 내가 세상에서 제일 힘들어,만 남는 걸까.  나는 종교가 다른 이와 화합하는 삶이 가능하다 생각했는데, 왜 타 종교를 비방하는 사람들만 늘어났을까. 나는 행동하기 전에 충분히 생각해보자 했는데, 왜 지는 별 수 있나,만 늘어났...
젠더/청년/교육 · 지역사회 · 한국정치
잉
잉명

간식 바구니

간식 바구니 앞에 [이곳에서 살아남기]를 붙일까 말까 잠시 고민한다. 간식 바구니는 교습소를 시작하던 무렵부터 있었다. 인원이 적고 내가 할 일이 적던 시절에는 더 자주 꼭꼭 채워놓았다. 그냥 가끔 밥 안 먹고 와서 배고프다 투정하는 녀석들이 귀여워서.  한때는 양호 선생님을 겸직했었다. 넘어졌다고, 다쳤다고 징징대는 녀석들은 또 얼마나 귀여운지. 어제는 딸의 학원을 알아보느라 다른 학원을 검색을 하는데, 어느 학원의 간식 코너가 눈에 띈다. 뭐랄까... 이건 간식... 바구니가 아니다. 간식.. 코너란 말이 맞겠다. 요즘 치과 갈 짬도 못 내는 내게 간식 사러 가는 유흥은ㅡ 그래, 이것은 유흥이었다.ㅡ 늘 뒷전으로 밀렸다. 빈약한 간식 바구니에... 단 것이라고는 입에도 대지 않을 것 같은 빼빼 마른 녀석이, ㅡ 물론 스스로도 간식을 좋아하지 않는다 한다.ㅡ 교습소를 올 때마다 꼭 내가 사놓은 간식들을 들고 와서 나에게 한번 보여주고 입에 넣는다. 그 녀석 이후였을까. ...
노동/인권/사회 · 젠더/청년/교육 · 지역사회
2
잉
잉명

[이곳에서 살아남기]

얼룩소에 자리를 잡고 편안해졌다. 최소 400자라니 이 툴은 확실이 "쓰라는" 얘기다. 쓸 거리가 있으면 쓰라는 거니, 문득 문득 떠오르는 단상들은 오르지 않는다.  단상들, 한 줄 쓰기를 올리는 툴을 또 만들지라도, 당분간은 너무 쉽게, 말하는 나를 멈추어 준다.  이곳에서 살아남기는 어쩌다 너무 속상해서 쓰던 내 머릿 속에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그리고 너무나 맘에 든다. 생존 글쓰기다. 멀쩡한 정신으로 이 미친 세상을 사는 것이 어디 녹록한 일인가 이곳은, 한국이자, 지구이자, 또한 대구일 것이다. 차 한 잔 나누는데도 나이와 성별을 나누는 이 미친 곳에서 미친 척하며 나는 살아남아야 하므로. 적당히 조이를 킬,하지 않으며. 웃으며. 살아남을 것이다.  때로 극우인 척 하며, 때로 생각없는 척 하며, 산다.그냥. 산다. 그렇게 살다가 답답하면 한 글자씩 쓸 요량으로, 이곳에서 살아남기를 시작했다.
생활/사건사고
1
잉
잉명

[이곳에서 살아남기] 올해 결심

꽤 오랫동안 아이들은 내 뒤에 있었던 것 같다. 일부는 진심이었을 거고, 일부는 나를 이용했을 것이다. 남아있는 쪽이 내가 어느 정도 틀렸다는 쪽이니 유쾌하지 않은 기분이 드는 것은 당연한 모양이다. 그래, 맞다.  내가 보는 것들, 어찌 틀렸으랴. 채용 비리로 입사한 것들...  적어도 자유 정도는 잃는 게 맞을 것이고, 성실하게 일하지 않은 선생들 아이들에게 욕 정도는 먹어야겠지.  그렇지만, 너무 이상적인 툴이 덧씌워지면 사람이 살아갈 수가 없다. 적당히 못났고, 적당히 부족하려 한다. 그 적당히의 선상이 악에 이용되지 않기를 또한 바라면서. 그러므로,  아이들을 돌려보내기로 했다. 수많은 짐을 끌어안고 끙끙거려선, 단 한 명의 아이도 살릴 수 없다. 더군다나 내게 이미 얹혀진 이 삶의 무게를 내 방식으로 감당해야 하니,  나는 굳건해야 하므로. 그젯밤에 내 옆에서 부러 침을 뱉던 두어 명의 청년과, 어젯밤에 나가며 담배를 꼬나물며 나에게 양껏 입꼬리를 치켜들던 ...
생활/사건사고
2 1
잉
잉명

인스타 탈출

인스타를 완벽하게 탈출했다. 더 이상 그 누구의 현재도 궁금하지 않은 것이, 사람을 끊는 것이 그 어떤 중독을 끊는 것보다 어렵겠구나, 한다. 완벽이란 말이 무색할 만큼 습관이란 무서운 것이라서 폰을 켜고 늘 클릭하던 것들을 찾고 있었다. 하루가 무용하게 흘렀다. 페북을 켜놓고 잠들었다 일어났다를 반복하며 하루가 갔다. 휴식.  오늘의 나의 휴식은 유용했을까, 무용했을까. 40이 넘어가니 이게 나의 게으름인지 올바른 쉼인지 가끔 헷갈린다. 정말 번아웃이라는 게 내게 올 때가 있으므로. 가끔 쓸 작정이다. 익명으로. 막글이 될 예정이고, 말맛이 좋아 팔로워라도 생기면 기뻐할 예정이다. 쓰는 이유는 쓰지 않으면 미쳐버리거나 살아남지 못할 것 같은 이땅에서 살아남기 위한 것이다. 조심성 없게시리. 난 또 웹상에 흔적을 남긴다. 죽어서 싸그리 불태우고 갈 흔적들, 말이다.
생활/사건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