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저희 집 전기 공급을 종료한다는 편지를 받았습니다. 가슴이 철렁했습니다. 독일 살다 보면 이런 편지들 때문에 우편함 열 때마다 가슴이 덜컹덜컹 거립니다. 저희 집 전기공급 회사는 "Es tut uns sehr leid(매우 유감입니다)"라며 저희가 계약한 금액으로 전기를 공급할 수 없게 됐다고 일방적인 양해를 구했습니다. 이유는 '전쟁 위기' 지난해 말부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의 기미를 보이며 유럽의 긴장감을 높였습니다. 특히 성탄절 직전 러시아는 벨라루스를 거쳐 폴란드를 경유해 독일로 향하는 '야말-유럽 가스관'의 가스 공급을 일시 중단시키는 등 에너지로 유럽을 길들이는 작업을 지속해왔죠. 저희집 전기 공급자는 러시아가 가스관을 걸어 잠가 전기 생산에 필요한 비용이 수백배 뛰어버려 긴급히 전기 공급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습니다. 다행히 이런 경우 다른 사업자가 저희 같은 계약자를 넘겨 받습니다. 다소 간의 번거로운 절차를 거쳐 지난 2월 전기 공급 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