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하학의 죄수들 - 천세진(문화비평가, 시인)
비토리오 데 세타(1923∼2011, 이탈리아)는 <오르고솔로의 산적들>로 1961년 베니스영화제에서 주목을 받은 이후 뉴욕을 방문했고 이런 말을 남겼다. “뉴요커는 어머니 없는, 자연이 없는 아이처럼 살아요. 남은 것은 기하학뿐입니다. 선들, 거리의 광장들, 집들, 사람들은 기하학의 죄수들입니다. 여기서는 사람들이 서로의 눈을 바라보지 않는 것 같아요. (중략) 비극입니다.”뉴욕의 삶을 지켜보면서 상당한 충격을 받은 것이 분명하다.
비토리오가 뉴욕을 방문한 이후 63년이 지났다. 63년 동안 뉴욕뿐만 아니라 전 세계 대부분의 도시들이 기하학의 세계로 바뀌었다. 대도시 안에 자연은 없다. 인간의 욕망에 따라 기획되고 만들어진 인공 공원과 정원들이 자연인 것처럼 드문드문 작은 점으로 박혀있을 뿐이다. 심지어는 그 공원들조차 기하학적으로 만들어진 경우가 많다.
1961년의 뉴욕과 지금의 ...